[IB토마토]도이치모터스, 투자 과속에 현금 바닥…재무건전성 '빨간불'
영업이익 전년비 42% '급감'…영업현금 대규모 유출
투자 확대에 유동 차입금 전년보다 10% 늘어
체질 개선 미루고 단기 부채로 연명…유동성 위기 본격화
2025-04-15 06:00:00 2025-04-1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5:4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도이치모터스(067990)가 수익성 둔화와 공격적인 투자 집행이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재무 안정성을 빠르게 잃어가고 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사실상 바닥을 찍은 반면, 외형 확대를 위한 투자는 계속해서 속도를 내고 있어 차입 의존도가 눈에 띄게 상승한 상황이다. 그 결과, 보유 현금성 자산이 반 토막나고, 단기 차입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는 등 유동성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회복이나 구조적인 체질 개선 없이 단기성 부채에 버티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도이치모터스)
 
OCF 적자폭 전년비 100배 이상 ‘증폭’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2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428억원) 대비 41.6%나 줄어든 규모다.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수익성 지표도 크게 흔들렸다. 이로 인해 본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창출력도 사실상 마비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제 지난해 도이치모터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820억원으로, 적자폭이 전년(2023년 -8억원) 대비 100배 이상 커졌다. 이는 회사의 영업활동 자체로는 현금을 창출하기는커녕 오히려 현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금흐름 악화에도 불구하고 도이치모터스가 대규모 투자를 지속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003억원으로, 전년(-912억원) 대비 약 100억원 늘었다.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투자를 확대한 셈이다.
 
도이치모터스는 신규 브랜드 딜러십 확보에 따른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 등에 대한 일시적 시설투자 영향으로 손익이 예년보다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부터 투자 효과가 나타나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성부채는 늘고 현금성자산은 ‘반토막’
 
결국 부족한 현금을 메우기 위해 도이치모터스는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와야 했다. 지난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123억원으로 전년(52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은행 차입이 등으로 확보한 자금이다. 회사가 수익성 하락과 투자 확대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인해 자금 여력이 바닥나면서 차입 의존도가 불가피하게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유동차입금은 7180억원으로, 전년(6502억원) 대비 약 10.4% 증가했다. 이는 도이치모터스의 현금및현금성자산(738억원) 대비 약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단기 상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자산보다 부채가 훨씬 큰 구조로 전환되고 있는 셈이다.
 
이자비용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해 도이치모터스의 이자비용은 408억원으로 전년(328억원) 대비 24.4% 증가했다.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차입 규모가 늘어난 탓에 이자 부담도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악화와 높은 투자 부담 속에 늘어난 차입금과 이자비용은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재무 유연성을 더욱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도이치모터스의 현금성자산은 빠르게 소진됐다. 2023년 1433억원이었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738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회사가 보유한 단기금융상품(147억원), 기타금융자산(28억원), 기타 유동자산(117억원) 등 총 292억원에 달하는 기타 현금성자산도 전년(357억원) 대비 18.2% 줄었다.
 
이에 따라 주요 재무지표도 악화됐다. 2023년 263.7%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311.8%로 68.1%포인트나 급증했으며 유동비율 역시 2023년 46.2%에서 지난해 42.6%로 3.6%포인트 감소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도이치모터스의 재무구조 악화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수익성 회복 없이는 재무건전성 개선도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미 투자활동을 위해 차입금을 끌어다 써 재무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본업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내야 현금흐름 개선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선제적 구조조정 통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이치모터스는 지난해 목표로 했던 멀티브랜드 전략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하이앤드 자동차 브랜드인 람보르기니와 에스턴마틴을 담당하는 각 자회사를 론칭했고, 최근 가격·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브랜드 BYD의 국내 딜러로 선정되기도 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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