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크레딧시그널)대한항공, 실적·재무 두 토끼…'통합 항공사' 시대 활짝
여객·화물 모두 호조…아시아나 인수에도 재무구조 안정적
PMI 부담·기업결합 조건이 수익성 변수 될 가능성도
2025-04-11 17:34:15 2025-04-11 17: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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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팬데믹 특수를 지나 여객·화물 양축의 실적 호조를 지속하며,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라는 대형 거래에도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전반적인 회복세 속에서도 대한항공의 독보적인 경쟁력이 눈에 띄는 가운데 시장 지배력 확대와 규모의 경제 실현이라는 기회 요인을 바탕으로 ‘통합 항공사’ 시대의 본격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PMI(인수합병 후 통합) 과정의 비용 부담, 기업결합 승인 조건에서 발생할 구조적 제약은 향후 수익성 관리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대한항공)
 
11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진칼(180640)은 대한항공의 실적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도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화물 특수를 누렸던 팬데믹 이후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여객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되며 지난해 9월 이후 국제 여객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고 있고,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출 확대와 해외 이커머스 활성화로 화물 운임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17.9조원, 영업이익률 11.8%를 기록하는 등 업계에서 높은 지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미주 노선은 팬데믹 이전 대비 높은 여객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동남아 등 주요 노선들도 수요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 항공시장 국제선 여객수는 2019년 수준을 상회(107%)했다. 화물사업도 중국발 이커머스 물량 증가가 수요를 지지하며 팬데믹 이전 대비 40%가량 높은 운임이 유지되고 있고 최근 고정계약 확대를 통해 수익구조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에도 대한항공은 시장 내 경쟁 우위와 안정적인 수급여건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 제조공급망의 높은 부하 등 공급 제약요인이 잔존하고 있고, 중장거리 중심으로 노선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노선 간 수요 등락이 큰 시장 환경에서도 탄력적으로 공급량 조절이 가능하다. 또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선호 확대 추세에 부합하는 우수한 서비스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과당경쟁을 회피하며 적정 운임 내에서 안정적인 수요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기평은 글로벌 경제의 높은 불확실성과 원화 약세로 인한 수요 성장 둔화 가능성, 미국 발 고강도 관세정책에 따른 수요 등락 가능성 등 제반 사업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가 내재하고 있어, 향후 업황 및 대한항공의 양호한 실적 유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부담에도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총 1.5조원(기납입 7000억원, 지난해 12월 납입잔금 8000억원)의 인수대금 납입과 재무구조가 미흡한 아시아나항공의 종속회사 편입으로 재무부담은 다소 가중됐다. 하지만, 다년간의 실적 개선과 자본 축적으로 이를 감내할 재무완충력을 확보해 지난해 부채비율 328.8%, 차입금 41.3%를 기록하는 등 팬데믹 이전보다 상당폭 개선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PMI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수익성이 일부 저하될 수 있다. 수익구조가 상대적으로 열위한 아시아나항공이 종속회사로 편입되는 가운데 상이한 기재구성에 따른 운영비용 증가, 중복기능 조정, 마일리지 통합 및 얼라이언스 변경 등 통합과 관련한 제반 비용이 당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결합 승인 과정에서 부과된 경쟁제한 완화 조치로 인해 통합 시너지도 일부 약화될 전망이다. 미주, 유럽 등에서의 슬롯·운수권 반납으로 중복노선 조정과 신규 취항지 발굴이 필요하고, 공급좌석 축소 금지의무 등 행태적 조치로 인해 운임 하방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한기평은 양사 통합으로 시장지위가 더욱 공고해지고 운영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훈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1, 2위 FSC(Full Service Carrier)의 통합으로 244대의 대규모 기단과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규모의 경제가 발현되고 지상조업·정비·발권 등 중복기능이 통합·효율화될 것”이라며 “항공기·엔진제조사, 리스사, 여행사 등 거래처와의 교섭력도 제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추후 진행될 LCC 통합 등 플레이어 축소를 통해 시장의 과당경쟁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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