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최저금리 조건 '미션 임파서블'
2025-02-18 14:37:04 2025-02-18 14:37:04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확대하고 있지만, 조건을 맞추기 쉽지 않아 사실상 낚시상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모범납세자이면서 사회적 지원 대상이거나, 미성년자녀 3명 이상을 둬야 하는 등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일반차주 최저금리는 불가능 
 
시중은행별 주택담보대출 최대 우대금리와 조건 비교.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1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를 최대 1.3%까지 확대하지만 연금 수령 고객(0.20%), 매월 카드 30만원 이상 사용(0.20%), 월 10만원 이상 청약 및 적금 이체(0.10%) 등 조건을 무려 9개나 달았습니다.
 
우리은행은 대표적인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인 '아파트론'의 경우 우대금리 조건을 다 채우면 신잔액 코픽스 6개월 기준 최저 금리 4.47%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이를 채우지 못할경우 연 기본금리가 5.97%까지 훌쩍 높아집니다.
 
다른 은행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KB국민은행 'KB주택담보대출'의 신잔액 코픽스 기준 금리는 4.60~6.00%로 우대금리를 최대 1.40% 제공합니다. 우대금리를 모두 받으면 최저 3.20%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지만△급여 이체 건별 50만원 이상(0.3%) △취약차주(0.3%) △신용카드 이용실적(0.3%) △KB스타뱅킹을 이용한 부동산 전자계약(0.2%) △매얼 자동이체 3건 이상 이체(0.1%) 등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신한은행 '신한주택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잔액기준 코픽스 금리는 4.11~5.42%로 우대금리 1.30% 적용 시, 최저 2.81%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모범납세자로 등록된 경우(0.5%) △사회적 지원 대상자(0.5%) △국토교통부 부동산 전자계약(0.2%) 등 일반인은 채우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원큐아파트론'과 '원큐주담대'의 변동형도 기준 금리가 각각 4.242~5.242%, 4.442~5.442%로 우대금리 적용 시 최저 금리를 3.242%, 3.442%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이를 제공받으려면 △카드결제 30만원이나 70만원 이상 사용(0.1%) △급여이체 50만원 이상(0.3%)  등 부수거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아울러 미성년자녀 3인 이상(0.4%) 등 조건까지 채워야만 1.0%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NH농협은행도 'NH모바일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 5년 주기형 기준 최저 금리를 4.01%라고 소개하지만 우대금리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 금리가 5.61%까지 올라갑니다. 우대금리 조건은 △카드이용실적 3개월 100만원 이상(0.30%) △급여이체 매월 150만원 이상 0.40% △평균잔액 200만원 이상 저원가성 예금 가입(0.40%) 등이 걸려있습니다.
 
"상생금융 형태 우대금리 늘릴 수밖에" 
 
높은 우대금리를 보고 은행을 찾는 고객들은 부수거래 조건을 채우기도 힘든데 나머지 조건들은 사실상 아무리 노력해도 맞출수 없는 조건들이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은행들이 부수거래를 제외하면 사회적 지원 대상자나 취약차주 등에 한해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은 새터민이나 결혼이민자 등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금융 소비자들에겐 제한적인 사항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50대 여성 A씨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으나 기대했던 만큼 우대금리를 적용받지 못했습니다. A씨는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3% 초반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갔으나 신용카드 실적이나 자동이체 등 부수거래 조건들을 어떻게든 채우더라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우대금리 조건들이 있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리는 0.8% 정도에 그쳤다"며 "우대금리를 충족하기에 과도한 조건들이 많은 것 같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선 서민들을 위한 상생금융 형태에서 우대금리 혜택을 늘릴 수 밖에 없다”며 “부수거래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 0.6~0.8%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고 나머지 조건들을 현실적으로 채우기 어렵긴 하지만 종종 조건을 맞춰 오는 분들이 있긴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중은행들이 연초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높은 우대금리를 미끼로 한 부수거래 확대 등에 그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걸린 대출광고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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