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용산 알박기'로 논란이 된 박현수 신임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 등 경찰 고위직 인사에 이어 오는 20일 경무관 승진 인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금 경찰 내부에선 경무관 인사를 앞두고 검증 작업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윤석열씨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변수가 생길 순 지만, 사실상 윤씨의 파면을 염두에 두고 용산 출신들에게 일종의 '보은성 자리'를 챙겨주려고 하는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경찰 인사는 용산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같이 주도하는 것"이라면서 "용산에서 직접 챙기는 사람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원모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챙기고 그 밑에 실무를 박종현 경정, 정성진 경정이 챙기고 있다고 한다"며 "이 두 경정이 이번에 총경으로 승진해 어디 자리에 보낼 거라는 것까지 소문이 다 나 있다"고 했습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두 사람을) 경찰청 치안정보심의관으로 보낸다든지 자리까지 다 나와 있다. 또 한 자리는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심의관으로 보낸다 이런 게 다 나와 있다"고 했습니다. 윤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제보'라는 단서를 붙였습니다. 하지마 특정 인물의 이름과 임명될 자리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임명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방증입니다.
경무관은 경찰 내 치안총감·치안정감·치안감 다음 계급입니다. 시·도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인천 등 경찰청 부장, 경찰청 심의관 등으로 근무하는 핵심 간부 보직입니다. 대통령실은 경찰청에 최근 승진심사위원회 일정을 통보했고, 19일 경무관 승진심사위원회에 이어 20일 승진 인사를 발표합니다.
경찰 내부에선 경무관 인사를 위한 평판조회와 검증 등이 진행 중인 걸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는 정확한 인사 내용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최근 승진한 박 직무대리의 경우는 치안정감 인사 대상자 숫자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사 대상이 추려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무관은 승진자가 많기 때문에 하마평이나 소문이 나오더라도 그게 사실인지는 바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경무관 인사에 용산의 입김이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은 나옵니다. 윤씨가 직무정지가 돼 있더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실은 여전히 권한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상 경찰 인사는 늦어도 1월 중에는 진행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지면서 크게 늦어졌습니다. 경찰 인사는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 맞지만, 내부에서는 씁쓸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박 직무대리의 경우 용산 알박기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서울 치안 공백을 메우려는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경찰 인사를 쥐고 흔드는 모습이 정권마다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서울 소재 한 경찰 간부는 "경무관은 많기 때문에 몇 명은 대통령실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승진하고 나면 정권에 따라 사람의 성향이 바뀌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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