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세보증사고'…전세포비아 갈수록 '심화'
전세사기 후폭풍 현재 진행형…전세기피 현상 뚜렷
1~8월 서울 임대차 거래, 10건 중 6건이 월세 거래
보증사고 1만건 육박…사고율도 5.8%→9.9% '쑥'
2023-09-04 06:00:00 2023-09-04 06: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해 말 터진 대규모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를 기피하는 이른바 '전세 포비아'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생, 사회초년생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 다가구 원룸, 다세대 빌라 등 비아파트의 임대차 거래 10건 중 6건은 '월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기피 현상은 향후 하반기 가을 이사철이 다가올수록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 거래현황을 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비아파트(단독·다가구와 연립·다세대)의 임대차 거래는 총 17만684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중 전세, 월세 거래량은 각각 7만686건 10만6161건으로 월세 거래 비중(60.0%)이 전세 거래 비중(39.9%)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은 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입니다. 서울 비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2020년 43.6%, 2021년 46.4%, 2022년 54.4%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 거래현황을 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비아파트(단독·다가구와 연립·다세대)의 임대차 거래는 총 17만684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소재 부동산 중개사무소.(사진=뉴시스)
 
상당수 임차인이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는 근본 이유는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올들어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생긴 보증사고는 이미 1만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고 금액도 2조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발생한 전체 보증사고 건수는 총 9994건으로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보증사고(5443건)를 넘어섰습니다. 같은기간 사고 금액은 2조2637억원에 달합니다.
 
지난 1월 968건에 불과했던 보증사고는 2월(1121건) 1000건을 넘어선 후 3월(1385건), 4월(1273건), 5월(1444건), 6월(1965건), 7월(1838건)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의 경우 전체 보증사고의 약 92.8%(1709건)가 수도권에 집중됐는데, 서울에서만 490건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자치구별로는 강서구가 163건으로 가장 많았고 양천구(49건), 금천구(39건) 구로구(37건), 은평구(32건) 등에 사고가 집중됐습니다. 경기와 인천에서는 각각 575건, 644건의 보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기간 보증 사고율도 크게 뛰면서 올해 1월 5.8%였던 전국 보증 사고율은 지난달 9.9%까지 치솟았습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사고율은 6.8%에서 12.0%까지 높아졌습니다.
 
전세금 미반환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도 임차인 보호를 위한 조치에 나선 상황입니다. 지난 7월부터 역전세를 맞은 집주인이 신청하는 특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 대표적입니다. 2021년 집값 상승기 당시 고점에 체결된 전세계약이 올해 하반기 대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역전세를 맞은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치입니다.
 
지난달 31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도 임대인이 신청할 수 있는 특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특례 반환보증은 한시적 DSR 규제완화를 반영해 오는 2025년 9월30일 이전까지 개시되는 임대차계약에 한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세기피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단독·다가구·연립 등 비아파트의 전세거래는 전세사기로 인해 안전성과 신뢰도가 낮아져 월세 비율이 늘고 있다"며 "서울의 비아파트의 전세 수요는 서울 소형 아파트나 경기도 아파트 전세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말했습니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 거래현황을 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 비아파트(단독·다가구와 연립·다세대)의 임대차 거래는 총 17만684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은 전세피해 상담센터.(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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