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두려워 감추나"…채상병 사건 놓고 여야 난타전
해병대 관계자 국회 불출석에 야 강력 반발·여 적극 옹호
국방부, 임성근 뺀 2명만 혐의 적시…사건 축소 논란 계속
2023-08-21 17:01:57 2023-08-21 18:59:20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회의 진행방식에 대해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야가 21일 지난 호우피해 복구 당시 순직한 고 채 상병 사망 사건과 수사 외압 의혹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해병대 사령부·수사단 관계자가 국회에 출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민주당은 "국방부와 국민의힘은 뭐가 두려워 이렇게 감추려고 하느냐"고 지적한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나흘간 열리는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 기간에 사령부 요원을 부른 적은 없다"고 적극 옹호했습니다.
 
"반쪽 전체회의"여야 공방 속 1시간 만에 정회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국방부 관계자들만 출석하고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자들인 해병대 관계자들은 불참했습니다. 이에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며 1시간 만에 정회하는 진통이 벌어졌습니다. 
 
국방위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수사단 소속 광역수사대장과 수사관들 출석을 요구했는데 정종범 해병대 부사령관을 제외하고 오지 않았다"며 "한쪽만 부른 것으로 반쪽 전체회의"라고 반발했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에도 국방위 전체회의를 요구했는데 국민의힘과 정부 측 인사가 오지 않아 파행됐다"며 "18일 야당 의원들이 해병대에 직접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거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재은(뒷줄 왼쪽)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의원 질의를 지켜보고 있다. 앞줄은 이종섭 국방장관. (사진=연합뉴스)
 
반면 여당 간사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참가자 문제는 이미 야당 간사에게 충분히 양해를 구한 사안"이라며 "(을지프리덤실드) 연습 기간에 작전사령부 요원을 부른 적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신 의원은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들은 지금 피의자로 조사받고 있다"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관계자를 불러 국회에서 질의하는 것 자체가 수사에 압력을 끼치는 외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장관을 포함해 그 누구도 특정인을 제외하라거나 특정인만 포함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며 사건 축소·외압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야 "대통령실, 수사에 개입"여 "정치적 목적"
 
현재 민주당은 채 상병 수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관련한 혐의를 제외하기 위해 대통령실이 움직였다는 주장입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무관리관이 박 전 단장에게) 왜 5번이나 전화해서 이래라저래라한 것이냐"이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해 해병대 수사를 맡았던 박 전 단장이 정계 진출 등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사건을 의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박형수 의원은 법사위에서 "김 사령관이 박 전 단장에게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한 뒤 번복한 적이 없는데도 박 전 단장이 이첩했다면 당연히 항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번 외압 의혹을 재조사한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날 해병대 수사단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8명 가운데 임 사단장과 박상현 7여단장 등 4명은 혐의를 특정하지 않고 사실관계만 적시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혐의를 적시하기로 한 사람은 대대장 2명에 불과해 사건 축소 논란이 계속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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