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맨 전성시대…정점에 '원조 핵관' 이동관
유인촌·이재오 현직 복귀…MB계 다시 전면 부상
이동관 놓고 여야 대립…임명 강행 시 정국 경색 불가피
2023-07-06 15:20:37 2023-07-06 19:21:56
배우 유인촌이 지난 2월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제작발표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한동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신설된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장관급)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임명하는 등 이명박(MB)정부 당시 실세들이 다시 권력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정점에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유력한 '원조 이명박 핵심 관계자'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있습니다. 이명박계가 윤 대통령의 특보 자리를 독점한 셈입니다. 특히 신임 방통위원장 임명을 놓고 여야가 판이한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향후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인촌 합류로 윤 대통령 특보 'MB맨' 독식
 
대통령실은 이날 유 전 장관을 포함해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통계청장, 조달청장 등 일부 차관급 인선을 발표했습니다. 배우 출신인 유 전 장관은 이명박정권에서 인수위원과 초대 문체부 장관, 대통령 문화특보를 지냈습니다.  윤석열정부 들어 문화·예술 정책과 관련한 자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당시 문체부 2차관으로 유 전 장관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지난 2011년 문체부 장관에서 퇴임한 이후 12년 만에 다시 권력 중심부에 선 셈입니다. 
 
야권 안팎에선 문화특보에 임명된 유 전 장관의 자질을 놓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실제 유 전 장관은 문체부 장관 초반이던 2008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이종걸 당시 민주당 의원이 "이명박의 휘하이며 졸개"라고 비꼬자 자신의 항의 모습을 찍으려는 사진기자들에게 "사진 찍지 마, XX 찍지 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 마"라는 육두문자를 내뱉어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명박계의 복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5일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으로 불린 이재오 전 국회의원이 행정안전부 산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8대 이사장으로 임명되는 등 MB맨들이 10여 년이 지난 현재 다시 전성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 2018년 8월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윤석열정부의 인사 면면을 봐도 이명박정부 당시 실세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내각의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대표적입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이명박정부 인사입니다.
 
이명박계 인사들이 연이어 요직에 앉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17일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 이동관 특보의 임명 여부가 정국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다음 주 국무회의에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령을 의결한 뒤 이 특보를 곧바로 공석인 방통위원장에 임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땐 '정국 격랑'
 
하지만 아들 학폭 은폐를 비롯해 언론 탄압 의혹 중심에 선 이 특보 임명 강행은 곧 야권과의 절연을 뜻합니다. 민주당은 이 특보 기용은 곧 방송장악·언론탄압으로 일관한 이명박정부의 재현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이 특보가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이명박 정권에 이어 방송장악 시즌2가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제 그만 방송장악과 아들 학폭 등 온갖 논란에 휩싸여 있는 이 특보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기 바란다"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우리 당 정권이지 않느냐. 이명박·박근혜·윤석열정권으로 이렇게 이어진다"며 "이명박정권분들이나 박근혜정권 중 유능한 분들은 다 쓸 거라고 보여진다"고 최근 MB맨 인사에 지지를 보냈습니다.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복도를 걷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사진)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명박정권은 여당 내에서도 국정운영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국정운영에) 실패했던 주역의 인사들을 다시 가져다 쓰는 건 인재가 없다는 방증이고 그분들이 다시 돌아와서 잘할 가능성은 없다"며 "지지율이 높았다면 새로운 인사들이 합류했을 텐데 지지율 답보 상태고 하다 보니 올드보이들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특보가 이명박정부 당시 실세였던 것은 국민들도 모두가 알고 있고 당에서는 권성동·장제원 의원이 투톱이었는데 사실상 이명박계 인사들이 정부와 당을 모두 장악한 것"이라며 "이 특보가 임명되면 이제 이명박계가 필요로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평가했습니다.
 
김광연·한동인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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