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 폭탄 현실화…추경 둘러싼 '3당 3색'
학교 냉방비 대책 내놓은 국민의힘, 추경엔 반대 의사 분명
민주당 논의 후 세부안 마련…정의당, '부자감세' 여야 겨냥
2023-06-27 16:35:25 2023-06-27 19:12:13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윤중초등학교에서 열린 여름철 냉방비 지원 대책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올해 2분기 전기요금 인상과 더불어 예년보다 무더위가 한 달이나 일찍 찾아옴에 따라 냉방비 폭탄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민생을 바라보는 주요 3당 모두 앞다퉈 지원 대책을 강조하고 있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놓고는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여당, 또 문재인정권 탓…추경도 반대
 
당정은 27일 서울 여의도 윤중초등학교에서 '여름철 냉방비 지원 대책 당정협의회'를 열고 올해 여름 찜통학교를 없애겠다며 학교당 냉방비 24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어르신, 아동 등 사회적 약자가 이용하는 복지시설에 대해 오는 7~8월 두 달 동안 최대 50만원의 냉방비를 추가로 지원합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갑작스럽게 추진됐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전기요금이 폭등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에너지 정책은 어느 날 갑자기 돌아서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중장기 대책이 세워졌어야 한다"며 "한국전력 적자가 40조원을 넘어설 만큼 커졌다. 한전 적자가 워낙 커서 전기요금을 올렸다"고 최근 전기요금 인상의 이유를 문재인정부 탓으로 돌렸습니다.
 
당장 냉방비 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반대 의지가 분명합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지와 한 통화에서 앞으로 추경 예산 편성과 관련해 "당에서 반대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은 경기 부진과 세수 부족 등 국가 재정수지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무책임한 예산편성은 국가 경제를 망치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입니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제 추경 중독도 끊어야 한다. 전부 다 빚 얻어서 퍼주자는 거 아니냐"며 "그 돈이 어디서 나냐. 조삼모사"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가운데) 민주당 대표가 27일 관악구 신사시장에서 상인들과 민생안전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5조 추경 던진 민주당…정의당은 10조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도림천 인근 신사시장에서 여름철 폭우·폭염·폭등 대책 마련을 위한 상인 간담회를 열고 수해 대비 현황을 살피고 여름철 폭우·폭염에 대한 우려를 청취했습니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냉방비 폭등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다시 한번 추경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여름 폭염 대비 서민 에너지 지원이나 전통 시장을 포함한 중·소상공인 여러분들의 빚 문제 등 경제적 지원을 위한 추경이 필요하다"며 "그래서 추경을 하자고 제안해 뒀는데 정부여당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해서 참 걱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생과 경제회복을 위해 35조원 규모의 추경편성을 추진하겠다고 정부여당에 먼저 제안했습니다. 특히 치솟는 물가와 에너지요금 부담에서 서민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물가피해계층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물가지원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읍소했습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기까지는 내부 논의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홍성국 원내대변인은 본지에 "이 대표가 35조원이라는 금액을 던졌고 구체적인 안에 대해서는 민주연구원 등의 연구를 거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과의 추경 관련 협의도 아직은 이뤄질 단계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배진교(가운데) 정의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역시 추경 자체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폭우·폭염·태풍 등 기후재난 대비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예산 1조원 등 총 10조원의 추경 예산을 마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다만 이번 추경 편성의 원인은 지난번 '부자감세'에 찬성한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있다며 잘잘못을 따져 묻겠다는 의지입니다. 이은주 원내수석부대표는 본지에 "원칙적으로 추경에 찬성하는 입장이나 아직 다른 당과 의견을 나눈 것은 없다. 세부적인 안에 대해서는 정책위원회 등에서 논의 후 초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다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부자감세' 등에 찬성한 뒤 추경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게 중요하다. 이 점에 대해서 따질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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