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정부가 디자인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K-디자인 산업 5000억원 투자' 방안을 내밀었으나 더욱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제대로 인정을 못 받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한다며 기업의 디자인 투자를 과감히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의 꾸준함이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디자인랩에서 제8차 산업전략 원탁회의를 열고 디자인 산업이 제조업과 결합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오는 2027년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명 'K-디자인 혁신 전략'은 △디자인·산업 간 협업 확대 △창의적 디자인 인프라 확충 △디자인 생태계 조성 △새로운 비즈니스 지원 등 4대 추진 전략과 12대 프로젝트로 구성됐습니다.
주요 전략을 보면 제조업과 디자인의 산업간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제조·디자인 협업 플래그십 프로젝트가 추진됩니다. IT, 소부장, 뿌리산업, 생활소비재 등 4개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프로젝트 수요도 발굴할 예정입니다.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서는 디자인과 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다. 제품의 기획과 디자인 시제품 개발부터 한류, K-콘텐츠와 연계한 브랜딩,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마케팅까지 지원합니다.
로봇,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스마트 제조, 스마트홈 등 5대 첨단 분야에서 미래 시장을 예측하고 디자인 융합 연구·개발(R&D)에도 집중 투자합니다.
또 디자인과 제조업의 협업을 위한 지역별 공간적 허브로 디자인 제조혁신센터 등 12개소도 새롭게 개선합니다. 디자인 스타트업 발굴과 제조기업 디자인 컨설팅 등 지원기능도 확충합니다.
대학의 융합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 확대 등 향후 5년간 기술과 디자인을 이해하는 창의 인재 1만명을 양성합니다. 특히 산학 프로젝트 중심의 디자인 부트캠프를 신설해 매년 500명의 잠재성 있는 디자이너의 취업과 성장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K-디자인 스타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2027년까지 디자인 기업 500개를 선정하고 사업전환 컨설팅, M&A, 오픈이노베이션 등 맞춤형 스케일업을 지원합니다.
또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력해 100억원 규모의 디자인 전용 융자 자금을 조성합니다. 디자인 기업 대상 융자와 M&A(인수합병) 시 활용하기 위한 디자인 기업가치 평가 모델도 개발합니다.
정부가 디자인 산업이 제조업과 결합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오는 2027년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그래픽=산업통상자원부)
디자인 권리 보호도 강화한다는 방침입다. 기존 디자인 표준계약서 4종(제품·시각·멀티미디어·로얄티)에서 3종(포장·환경·서비스)을 추가 제정합니다. 또 디자인의 가상자산화를 위해 NFT(대체불가토큰) 기반의 디자인 거래 시스템을 만듭니다.
아울러 K-디자인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정부, 지방자치단체, 민간이 공동으로 디자인 통합 행사인 'K-디자인 페스티벌'을 열어 해외 전시회와 유통망 진출 지원을 강화합니다.
이창양 장관은 "'K-디자인 혁신전략'은 디자인 산업계의 당면 과제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고민한 결과"라며 "디자인 산업계와 정부가 힘을 모아 디자인 산업뿐 아니라 우리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산업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디자인 활용률을 37→50%로 확대하고 디자인 전문기업 매출액 10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박석희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는 '디자인산업통계 인사이트 연구보고서'를 통해 "디자인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의 디자인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디자인 인력의 인건비 비중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디자인 투자와 디자이너 인건비 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디자인 전문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국내 기업의 평균 수준이고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디자인 인력 고용 및 활용을 지원해 디자인 투자를 늘리는 정책적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승헌 디자인진흥원 홍보소통팀장은 "연 2만명 인력 배출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기본교육과 실무 역량과 차이가 있다. 갭을 줄이기 위해 융합형 인재양성사업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디지털 전환되면 디자인 생태계 자체의 수요가 많고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디자이너 연 2만명 이상 배출되고 있지만 수요 대비 공급 많아서 댓가가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며 "디자인 단가 낮고, 프로젝트도 많이 없으며 영세한 기업이 많아서 과다 경쟁이 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팀장은 "디자인 기업이 제조 기업과 협업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앞으로 많이 추진해 업계 공급을 더욱 많이 늘려야 한다"며 "또 AI, 친환경 분야 등 새로운 분야의 패키지 디자인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가 디자인 산업이 제조업과 결합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오는 2027년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디자인코리아 2022'를 찾은 시민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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