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품귀…'입주 지연' 도미노 사태 키우나
전국 시멘트 수요 급증에 '수급불균형' 발생
1분기 수요 5.7% 증가…재고량도 3.0%↓
시멘트 생산설비 보수·계절적 요인 등 영향
업계, 공급부족 장기화 우려…정부에 대책 마련 요구
정부 "관계부처·업계 협의체 구성, 대응 논의"
2023-04-09 12:00:00 2023-04-09 12: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최근 시멘트 공급 부족으로 전국 건설 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시멘트 수급이 불안정해 공사가 중단 또는 지연되는 현장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같은 시멘트 품귀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주택 입주 지연 등의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9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협회가 상위 100위권 내 중·대형사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올해 3월 이후 시멘트·레미콘 수급 불안으로 중단되거나 지연된 현장은 전체 154곳 중 98곳(63.6%)에 달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시멘트 업계의 설비 보수·개조 일정이 겹치면서 생산량이 급감한 데다, 예년보다 따뜻했던 겨울 날씨 탓에 건설 현장의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공사 지연도 한 몫하는 분위기입니다. 일부 현장들의 경우 공기를 맞추기 위한 속도를 내면서 시멘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겁니다.
 
표는 올해 1분기 시멘트 생산·수요·재고량.(표=뉴스토마토)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시멘트 생산은 1051만톤으로 지난해(1024만톤) 대비 2.6% 증가에 머물러 있습니다. 같은 기간 수요는 987만톤에서 1043만톤으로 5.7% 늘었습니다. 재고량은 67만톤에서 65만톤으로 3% 감소했습니다.
 
문제는 건설 성수기로 꼽히는 이달부터 시멘트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시멘트 품귀 현상이 심화할 경우 신규 주택 공급 일정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경남 창원시 가포지구 A-2블록 공공분양 아파트의 입주 예정일은 당초 오는 6월에서 9월로 3개월 연기됐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치면서 골조공사가 지연된 게 이유입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들어서는 1500세대 대규모 단지인 KTX 오송역 대광로제비앙도 원자재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달에서 오는 6월 말로 준공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수도권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시멘트 공급 부족에 따른 레미콘 공급 차질이 심화하고 있다"며 "시멘트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 자재 가격 급등, 공사비 상승, 아파트 입주 지연 등 국가적 문제로 악화할 수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건설 현장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응할 계획입니다. 다만 이번달부터 시멘트 생산이 늘어 시멘트 수요 부족 현상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겨울철 정기보수를 마친 생산 설비가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는 등 지난달 24기에서 4월 28기, 5~6월 29기까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서울 중구의 건설 공사 현장을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 현장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 부처 및 업계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최근 건설업계가 시멘트 수급불균형 문제로 건설현장 공사가 중단 또는 지연되는 등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사진은 서울 소재 건설현장의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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