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신혜 기자] 동서식품이 지난 3일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의 이물질 혼입으로 인해 자발적 회수에 들어갔습니다. 이 제품은 매년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자랑하는 동서식품의 대표 제품으로, 이물 혼입 소식을 들은 소비자들은 매우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서식품의 매출과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5일 동서식품에 따르면 최근 창원공장의 커피 제품 생산 과정에서 식품 제조 설비에 사용되는 실리콘 재질의 이물이 혼입됐을 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 해당 제품은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600g 외 7종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장조사 결과, 제조 설비의 실리콘 재질이 떨어진 부분을 확인했다고 밝혔는데요.
동서식품이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이물질 혼입 가능성으로 회수조치에 돌입했다.(사진=동서식품 홈페이지)
동서식품의 이물 혼입 논란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2018년 각각 카누, 맥심 모카골드에서 살아있는 애벌레를 발견했다는 소비자 제보가 있었고 2018년에도 맥심 모카골드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2011년 식약처의 이물관리실태조사 결과 동서보리차에 담배꽁초 혼입, 현미녹차에 벌레 혼입 등 사례도 있었습니다.
특히 동서식품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열두 차례에 걸쳐 아몬드 후레이크 등 제품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시리얼을 살균처리한 후 28억원 상당의 새 제품과 섞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동서식품이 자체 품질검사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된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이를 폐기하지 않고 재가공해 정상 제품에 섞어 판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다만 이 사건은 무죄 판결이 났습니다. 당시 동서식품은 시리얼 제품 개별포장 및 유통기한 날인 박스 포장을 완료한 뒤 일부를 골라 대장균군 검사를 했는데요. 이상이 없을 경우 제품을 출고하고, 균이 발견되면 포장을 해체해 최종 열처리공정을 거쳐 출고했습니다. 법원은 대장균군이 검출된 시리얼을 살균처리한 뒤 이를 원료로 새 제품을 만든 정상적 제조과정이라고 판단해 무죄 판결을 냈습니다.
하지만 잇따른 이물질 이슈로 동서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식품업계 이물질 이슈는 빈번하지만 동서식품의 그간 대응이 철저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 소비자는 "동서식품에서 제조한 RTD커피에서 정체 모를 이물질이 발견돼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제품 수거도, 검사도 이뤄지지 않았고 단지 환불처리만 해줬다"며 "찝찝한 마음에 다시는 같은 제품을 사먹지 않는다"고 털어놨습니다.
동서식품은 이번 이물 혼입 이슈와 관련해 적극 대처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최대한 신속하게 자발적 회수를 결정하게 됐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설비 보완과 품질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식약처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원인조사가 끝나면 행정조치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신혜 기자 yess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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