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신혜 기자] 오는 4일 열리는 식품기업 아워홈의 주주총회에 역대급 관심이 몰리고 있습니다. 고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배당금 3000억원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인데요.
구 전 부회장은 지분 38.6%를 보유한 대주주인데요.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이 현재 5000억원 이상 이익잉여금이 누적돼있다"며 "지분 매각의 효율성을 기하고자 배당 제안을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워홈 측 입장은 다릅니다. 구 전 부회장이 지난해 주총에서도 1000억원의 배당급 지급을 요구한 데 이어 올해도 순이익의 10배가 넘는 수준의 배당금을 요구하며 사익 추구를 우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왼쪽)과 구본성 전 부회장이 4일 주총을 앞두고 배당금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사진=아워홈)
현재 아워홈 수장은 구지은 부회장인데요. 구 부회장은 아워홈 창업자인 고 구자학 전 회장의 막내딸입니다. 2015년까지 아워홈은 고 구자학 회장과 막내딸인 구지은 부회장이 이끌었는데요. 구 전 회장의 막내딸인 구지은 부회장이 자녀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해왔습니다.
2015년 구 부회장이 갑자기 보직 해임을 당하며 장남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 경영을 맡았지만 이후 아워홈은 202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 실적을 내는 등 위기를 겪었습니다. 2021년 경영에 복귀한 구 부회장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가정간편식 사업, 온라인몰 강화를 진두지휘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2021년 당시 구 부회장은 회사의 미래를 위해 무배당을 결정했고, 이번 주총을 앞두고는 배당금 30억원을 제안한 상황입니다.
장녀 구미현 씨의 경우 최근 배당금 465억원을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구 씨 배당안이 통과될 경우만 해도 아워홈은 배당금으로 순이익의 두 배 가량인 465억원을 토해내게 되는 등 타격을 입게 됩니다.
아워홈은 지난달 31일 공식 입장을 내고 "구본성 주주는 2021년 보복운전으로 유죄를 선고 받았으며, 임원보수 초과 수령, 상법 및 회사 내부 규정 무시 등 경영 능력 부재와 함께 회사를 위기에 이르게 했다"며 "현재는 대표이사 시절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지난해 2월 검찰 수사를 앞두고 보도자료를 통해 지분매각 의사를 밝힌 후 소환이 연기된 바 있으며, 당시에도 매각 보다는 혐의에 대한 정상 참작과 경영권 탈환이 목적인 것으로 해석된다"며 "경영권도 없는 주주가 전체 매각을 운운하며 당사 직원은 물론, 당사를 신뢰하고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사까지 불안하게 만드는 상황으로 1만 직원 삶의 터전이 흔들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아워홈 노조 역시 지난달 27일 성명서를 내고 "구본성 주주의 상식을 벗어난 배당 요구를 규탄한다"며 "개인 이익만을 위해 회사를 경영악화의 길로 내모는 주주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신혜 기자 yess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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