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신혜 기자] 세계 최대 면세점 기업인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합니다. 거대 자본을 보유한 CDFG와 가격 경쟁에서 나서야 하는 국내 기업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가 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해 28일까지 입찰 사업제안서를 받는다.(사진=뉴시스)
2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CDFG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입찰 신청서를 이날 제출한 뒤, 이튿날 사업제안서까지 낼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DFG의 입찰 참여는 지난달 이미 예견됐습니다. CDFG는 최근 국내외 브랜드로부터 입점 확약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달 12일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설명회에 CDFG 관계자가 직접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인천공항공사의 면세점 사업권 입찰은 3년만입니다. 사업권을 따낼 경우 10년간 인천공항에서 면세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됩니다. 인천공항공사는 2030년 약 1억2000만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 중입니다. 면세점 매출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면세 사업에 타격을 입었던 국내 기업들은 이번 사업권 획득을 통해 매출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번 입찰 사업권은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일반사업권 5개와 중소·중견 사업권 2개로 구성됐는데, 대기업의 경우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참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CDFG의 자금력이 낙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면세점 사업권 1, 2차 심사 모두 가격 비중이 40%에 달합니다. 인천공항이 1차 심사에서 사업 제안평가점수(60점)와 가격평가점수(40점)를 합산해 고득점자순으로 복수 선정한 뒤 관세청이 인천공항 평가 결과를 50% 반영해 신규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중국 면세기업 CDFG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국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면세점들의 경우 사업권 획득 의지는 상당하지만 코로나19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실제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매출은 롯데 3조7277억원, 신라 4조3263억원, 신세계 3조4387억원, 현대백화점 2조2571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각각 -533억원, 85억원, 53억원, -661억원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습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CDFG가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사업자로 선정되면 면세점 매출 90% 수준의 다이공(중국 보따리상) 수요를 가져갈 수 있는데, 이 경우 리오프닝 효과를 누리기 어렵게 된다"며 "추후 CDFG가 시내면세점까지 발을 들일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한편 스위스 듀프리 역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국내 중소·중견기업들 또한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습니다.
최신혜 기자 yess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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