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세계 3대 기타리스트 중 하나로 꼽히는 제프 벡이 별세했습니다. 향년 78세.
벡의 공식 웹사이트는 11일 벡의 가족을 대신한 공식 성명에서 갑작스러운 세균성 수막염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에릭 클랩턴, 지미 페이지와 함께 벡은 '현존하는 기타의 신'으로 불려왔습니다. 1944년 영국 웰링턴 출신인 벡은 선구적인 기타의 사운드 실험을 펼친 것으로 유명합니다. 분신과도 같은 흰색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로 선보이는 독특한 주법은 그의 상징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피크 없이 오른손 엄지로 줄을 튕기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비브라토 암과 볼륨 버튼을 만져 음의 공명을 일으키는 주법입니다.
하드 록, 재즈, 펑키 블루스, 오페라, 일렉트로닉, 힙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수혈하고 기타로 변주하면서 호평받았습니다. 'Flash'를 포함해 생전 그래미상을 8번 수상했으며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2번 이름을 올렸습니다. 손가락에 700만 파운드(105억원 상당)의 보험을 든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예명은 '기타리스트들의 기타리스트'.
영국 유명 가수 로드 스튜어트는 벡은 "다른 행성에 있었던 뮤지션"이라고,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기타 연주의 절대적인 정점"이라고 그를 표현합니다.
세계 유수의 대중음악가들이 다른 행성으로 넘어간 고인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비틀즈 폴 매카트니는 "독특한 연주 스타일은 아무도 따라할 수 없을 만큼 훌륭했다"며 "음악에 대한 태도는 늘 내게 신선함을 불어넣었다"고 글을 적었습니다.
벡이 한국과 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0년 첫 내한 공연입니다. 이후 2014년과 2017년 총 세 차례 한국 음악 팬들 앞에서 멘트보다는 기타로 교감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가수 이승환, 작곡가 윤일상 등이 그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