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가 최근 한국에 1만원 미만의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했는데요. 그동안 1만원이 넘는 경쟁 업체들보다 높은 월 이용료 정책을 내세워온 스포티파이가 한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저렴한 가격대를 내세우며 이용자 공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11일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월 7900원(부가세 별도)의 베이직 요금제를 신설했습니다. 부가세 10%를 더할 경우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월 8690원입니다. 이는 기존 프리미엄 요금제보다 27% 가량 저렴합니다.
그동안 스포티파이는 한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요금제 개인, 듀오를 각각 1만900원, 1만6350원에 부가세 별도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정책과 비슷한데요. 프리미엄 요금제(개인)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매월 내야하는 요금은 1만1990원에 달합니다. 유튜브 뮤직(월 8690원), 멜론 (월 7900원) 구독료와 비교해봐도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월 1만원대 구독료 고수했지만…한국 시장 맞춰 가격 현실화
이처럼 스포티파이가 기존보다 저렴한 1만원 미만대의 요금제를 신설한 건 한국시장에서의 가격 현실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스포티파이는 전세계 184개국, 4억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업체입니다. 글로벌 1위 기업임에도 한국 시장에서는 좀처럼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가격을 낮춰 돌파구를 찾으려는 계산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포티파이의 월 7900원 베이직 요금제. (사진=스포티파이 웹사이트 캡처)
스포티파이는 2021년 2월에 한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글로벌 1위 기업인만큼 스포티파이의 한국 시장 진출을 두고 국내 음원 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현재 한국 음원 시장에서 스포티파이의 영향력은 예상과 달리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한국 시장서 자존심 구긴 글로벌 1위…요금제 낮춰 돌파구 모색
자료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만 10세 이상 한국인 가운데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한 음원 스트리밍앱은 단연 유튜브 뮤직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유튜브 뮤직 안드로이드 사용자 수는 438만162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어 멜론(415만5873명), 지니뮤직(199만6202명), 플로(130만3340명), 네이버 바이브(112만1887명), 스포티파이(58만5624명), 카카오뮤직(33만8285명), 벅스(29만5209명) 등의 순이었습니다. 스포티파이의 국내 안드로이드 이용자수는 유튜브 뮤직, 멜론과 비교해 7배 이상 차이가 벌어져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유튜브 뮤직, 멜론 등 다른 대체제가 굳건히 자리 잡은 가운데 스포티파이는 한국 시장 진출 2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구독료 인하만으로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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