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자본시장에서 가장 많이 혁신이 일어나는 곳이 ETP(상장지수펀드·상장지수증권) 시장이다. 21세기 최고의 금융투자상품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신상품 대부분이 ETP 시장에서 나온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31일 열린 '2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 개회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거래소도 ETP 시장의 다음 10년을 준비하겠다"며 "제도 혁신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액티브 ETF와 자산운용 제한을 완화해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히고,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다양한 인컴(income)형 상품도 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ETP의 20돌을 기념해 열린 ETP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운용사와 증권사, 지수사 등 현업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 10년의 전망 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ETP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아우르는 말이다.
고물가·고금리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대에 효과적인 ETP 투자전략에 대해서도 토론이 이뤄졌다. 현업 관계자들은 모두 올해 모든 자산군의 가치가 내려가면서 개인은 물론 기관들에게도 운용이 어려운 기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조이스 입(Joyce Ip) 나스닥 APAC인덱스라이선싱 부문장은 "지난 9~10개월은 금리 인상으로 사실 모든 자산군에서 투자자들에게 어려운 기간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저희 리서치 쪽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나스닥100은 인플레, 금리, 경제 침체 등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도 나스닥100에 속한 기업들은 펀더멘탈이나 부채비율, 이자 부담 등에서 다른 지수에 비해 영향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 나스닥100이 어려운 장기적 고금리 상황을 더 잘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알리 자이디(Ali Zaidi) FTSE 러셀 실물자산 리서치부문장은 시장 하락 상황에서의 위기 관리 요령의 일환으로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ETP를 소개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때 리츠는 부동산 임대수익을 높여줄 수 있고 자본이 상승해도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배당을 통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배당이 자동으로 재투자돼 누적 수익을 쌓을 수 있는 구조의 리츠 ETP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배당으로 현금을 즉시 받는 구조보다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며, 배당이익을 높여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최근 인기있는 테마형 주식형을 넘어 ETP 시장에서 안정적인 배당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빙판(Bing Fan) 이펀드매니지먼트(E Fund MAnagement) 국제지수부문장은 "기관들은 지금 인플레가 높은 상황에서 명목상 수익이 아닌 진짜 수익을 어떻게 거둘지, 그리고 변동성을 어떻게 극복할지 두가지 위험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들은 현금 비중을 높이고 퀄리티 좋은 채권 투자 늘리기, 배당과 부동산 리츠 등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담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이스 입 부문장은 "테마형 지수는 반도체 등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침체되고 있다"며 "인플레를 대비할 수 있는 지수, 알파를 생성할 수 있는 지수들을 보면 결과가 좋은데 현재 관심이 많은 전략이 옵션 전략 솔루션이며, ESG 역시 중요한 분야"라고 소개했다.
또한 그들은 경기가 하강 국면이어도 ETP 시장은 여전히 견재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제러미 주(Jeremy Zhou) 팩트셋(FactSet) 부대표는 "새로운 ETP 신상품도 전혀 늦춰지지 않고 있고, 고객들도 늦춰진단 느낌이 없다"며 "시장이 훌륭하다곤 말 못해도 발행사들이 계속해서 상품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고, 그건 ETP가 장기적으로 굉장히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빙판 역시 "요즘 투자자들은 전통적으로 저희가 제공하던 것에 만족하지 못할 거고 테마형 지수에 대한 수요, 경기방어형, ESG 등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복잡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도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개별주식 투자는 꺼리면서도 ETP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31일 열린 '2022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에서 국내외 주요참석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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