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들끓는 여론' SPC 불매운동…연말까지 확대 조짐
"진정성 없다"…허영인 회장, 대국민 사과 '역풍'
연말 크리스마스 대목인데…실적 타격 불가피
2022-10-28 06:00:00 2022-10-28 06:00:00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SPC를 향한 소비자 여론이 심상치 않다. 당초 선언적 성격으로 민주노총 등이 주도하던 불매운동에 최근 여러 시민단체들까지 가세하면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있는 만큼 불매운동이 장기화 될 경우 SPC그룹은 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여성단체들은 최근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PC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여성단체들은 이번 사고를 오랜 기간 사측이 일삼아온 불법 노동·부당 노동행위의 연장선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이들은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짓밟는 SPC그룹의 제품을 불매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5일 SPC그룹 계열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몸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알바연대도 불매운동에 동참했다. 알바연대는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SPL 공장에서 벌어진 참사는) 막대한 이윤을 벌어들이면서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책은 세우지 않은 결과 발생한 명백한 인재”라면서 “알바연대 또한 불매운동에 함께 할 것이며 불매운동을 넘어 책임자에 대한 분명한 처벌은 물론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강화, 노동자의 안전 보장을 위한 대책 확대 등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여성노동단체 관계자 등이 SPL평택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추모 기자회견을 마친 뒤 SPC그룹을 규탄하며 계열사 로고를 찢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PC그룹 계열 브랜드 명과 불매운동 해시태그 등이 공유됐던 온라인에서는 최근 바코드를 찍으면 SPC제품인지 판독해주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예스피씨와 깜:빵집 사이트가 대표적이다. 바코드 사진을 찍거나 바코드 번호를 입력하면 SPC 제품 여부를 판독해주는 사이트다. 모두 익명의 개발자가 만들었다. 깜:빵집에 따르면 깜:빵집은 2019년 남양유업 불매를 위해 만들어진 바코드 판독 사이트 ‘남양유없’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
 
이처럼 단순히 선언적인 성격에 그칠 줄 알았던 ‘SPC 불매운동’이 사그라지지 않고 더욱 확산되고 있는 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허 회장의 진정성 없는 대국민 사과로 실망한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으로 결집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포켓몬 빵 등 소비자들이 많이 사줘서 잘 나갔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여성 노동자가 죽으니까 더 분노가 커진 것 같다”면서 “(허 회장의 사과를 들으면) ‘앞으로 이런 일이 안 일어나겠구나’라고 느껴야 되는데 (국민들은)핑계, 변명 식으로 들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PL 평택 제빵공장 사망 사고 당일(15일) 해피포인트 앱의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합산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62만8000여명이었다가 16일 57만8000명으로 감소했다. 하루 새 약 8% 줄어든 것이다. 특히 허 회장 사과 다음날인 22일 기준 해피포인트 앱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53만8000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15% 줄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기간이다. 연말,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은 연중 매출이 높게 오르는 대목인데 불매운동이 장기화 될 경우 SPC의 실적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 시내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SPC 불매운동으로 일 매출이 20~30% 감소했다”면서 “다른 점포도 매출이 떨어지는 비슷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SPC그룹 계열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숨진 20대 여성 근로자의 유족들은 이날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유족은 강동석 SPL 주식회사 대표이사와 SPL 법인,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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