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제2의 키신'으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22)가 국내에서 첫 협주곡 무대를 갖습니다.
오는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릴 두 번째 내한 공연 일환입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1, 3번 두 곡을 맡아 연주합니다.
라흐마니노프는 수많은 명곡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피아노 협주곡은 그의 진가가 최고조로 발현되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피아노의 능력을 극대화한 명곡이자, 피아니스트의 한계를 시험하는 난곡으로도 손꼽히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1, 2, 3번은 오늘날까지 가장 많이 연주되며 사랑받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에 앞서 25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이토마토 빌딩에서는 쇼케이스와 기자간담회가 열렸습니다. 말로페예프가 직접 나와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연습곡, 에뛰드를 연주하고 질의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 라흐마니노프를 택한 이유가 있나. 1, 3번 협주곡은 어떤 곡인지.) 라흐마니노프를 선택했던 이유는 저를 키운 작곡가라고 말씀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꼭 하고 싶었고, 저에게는 마치 아이돌 같은 분이셨습니다. 제가 연주하는 1번과 3번 협주곡은, 1번은 동양의 아름다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곡이고, 3번은 사람의 아름다움을 들려주는 곡이며 러시아의 철학과 문화가 들어 있는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연일 세계를 달구는 가운데, 인류와 자연의 회복을 희망하는 그의 '러시아 피아니즘'의 울림은 남다릅니다. 말로페예프 역시 지난 5월부터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 반대하는 입장을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Q.올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신 밝히셨는데 변함은 없는지, 어떤 생각이신지)봄에 말씀드린 것과 마찬가지의 생각입니다. 전쟁 당시 모스크바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연주를 몇달간 못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를 떠나게 됐고, 제가 영향을 어떻게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전쟁을 멈추게 하는 영향력을 주고 싶습니다."
알렉산더 말로페예프는 2014년 13살의 나이에 차이코프스키 영 아티스트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어려서부터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활약을 펼치는 피아니스트라는 점에서 예브게니 키신(52)의 닮은 꼴로 평가됩니다. 그네신 음악학교를 졸업, 2019년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에 입성했습니다. 세계적인 지휘자들과 함께 했고 4년 전, 한국 정명훈과도 협연한 바 있습니다.
"16살 때 정명훈 선생님과 같이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말러의 즉흥연주곡 연주 영상 봤어요. 보면서 정말 말러였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조성진, 임윤찬도 잘 알고 있고 그분들의 연주를 잘 듣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 전후로 5일간 체류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예정입니다. 서울 야경을 보며 산책도 꼭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연주할 때는 물방울을 상상합니다. 그 물방울 안에서 청중들이 음악을 듣고 행복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의 전쟁이나 현실 고민, 걱정을 벗어나서요."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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