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부동산PF 대출 뛰는데 분양은 못하고…그림자 드리운 건설사
기준금리, 3%대 진입…건설사 생존에도 적신호
자금조달 환경 악화…익스포져 확대로 줄도산 현실화
2022-10-17 06:00:00 2022-10-17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대로 진입하면서 건설사의 주택 사업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금리 인상과 집값 약세 전환으로 아파트를 다 짓고도 팔지 못하는 악성물량이 늘어나는 등 분양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사상 초유의 부동산 거래 절벽까지 이어지면서 건설업계의 부담도 커지는 실정이다.
 
1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3만2722호로 작년 말(1만7710호) 대비 8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509호에서 5012호로 3배 넘게 늘었고 지방은 2만7710호로 1만호 넘게 뛰었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7330호에 달했다. 특히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은 188호로 한달 새 24.5% 증가했으며 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2.5% 오른 1042호로 집계됐다.
 
건설 공사현장 모습(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하방압력이 높아지면서 주택 공급을 미루는 곳도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예정단지는 71개, 총 4만7105가구로 조사됐지만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24개, 총 1만8589가구로 공급실적률은 39%에 그쳤다. 일반분양의 경우 1만3357가구로 공급실적률은 33%로 나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급등으로 건설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을 미루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이 악화하면서 그동안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주 확대를 꾀했던 건설사의 생존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점이다. 실제 충남 지역 중견건설사인 우석건설의 경우 지난달 말 도래한 전자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근 부도 처리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국내에서는 8곳의 건설사가 도산한 상태다. 이는 작년 한해 동안 12개 건설사가 도산한 것을 감안하면 67%에 달하는 수준이다.
 
일부 건설사의 경우 주택 익스포져(위험노출·exposure)가 커지면서 줄도산 현실화 우려도 존재한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2분기 기업경영보고서’를 보면 건설업계의 부채비율은 작년 4분기 120.8%에서 올해 2분기 135.6%로 뛰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25.3%에서 27.3%로 올랐다. 특히 은행권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을 강화하는 등 건설사들은 금리, 미분양, 대출강화라는 삼중고에 놓인 상태다.
 
(표=뉴스토마토)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부동산 PF 관련 금융회사 건전성 우려가 확대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부동산 PF는 건설사가 금융권 대출로 토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올린 뒤 분양 수익을 내는 구조로, 금리가 높아지고 자산가격이 하락하거나 미분양이 확대될 경우 금융사까지 손실을 떠안을 수 있어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등 시평 상위 5개 건설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제외)은 10조3359억원으로 전년말(10조4388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아직 유동성에는 여유가 있는 상태다.
 
다만 부동산 수요 부진과 원자재 상승으로 금융권에선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 우려가 제기된 만큼 조달 환경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전반적인 자산 가격 하락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건설업 역시 주택, 부동산 시장 약세 전환과 기존 PF 사업들의 진행 난항으로 해외·공공·환경 분야 등으로의 사업전환 필요성이 고조되고 있어 주택 이외 경쟁력에 대한 투자 고려를 확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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