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충격이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간신히 버티던 원·달러 환율은 결국 1400원을 넘어섰고 코스피는 장중 1% 넘게 하락한 이후 낙폭을 줄여 2330선을 지켰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에 대한 불안감이 국내 증시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3분기 실적 시즌 결과에 따라 증시의 탄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보다 14.90포인트(0.63%) 내린 2332.31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1.62% 하락한 2309.10까지 내려가면서 2310선을 밑돌았다. 그나마 개인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08억원, 2834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는 간밤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3연속 0.75%포인트를 인상, 자이언트스텝의 충격을 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에서 3.00~3.25%로 상승해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2.50%로 한·미의 기준금리 역전이 현실화했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추가로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남은 두 번의 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0.5% 포인트 금리 인상) 이상의 조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을 때까지는 높은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서는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이는 6월 점도표상의 3.4%보다 1.0%포인트 더 높아진 것이다. 점도표에서는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4.6%로 6월(3.8%)보다 0.8%포인트 상향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점도표를 올해 대다수 위원들이 4.25~4.5%를 예상하고, 내년에는 6명의 연준 위원이 4.75~5%까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면서 “연준이 제시한 올해 GDP 성장률인 0.2%는 이는 하반기 침체를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예상보다 높았던 점도표 레벨과 경기침체 우려가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높아진 환율도 국내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398.0원에 출발한 후 곧바로 140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최근 환율 상승에 따른 투기 심리가 확대되는 등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발언했지만 환율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도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넣은 만큼 이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증시 상단은 제하된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이런 환경에서는 이익 성장의 중요성이 높아져 다가오는 10월부터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시즌 결과에 따라 박스권 내에서의 증시 탄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보다 14.90포인트(0.63%) 내린 2332.31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