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한 번 인상함에 따라 이와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하며 상한이 7%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해 저금리 시기에 주담대를 활용해 집을 구매한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전날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지난 2월 1.25%에서 4월 1.5%로 0.25%포인트 인상된 이후 네 차례 연속 인상된 것으로 지난해 7월 기준금리가 0.5%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년새 2%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기준금리가 오르며 대출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전날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4.18~6.204%, 고정금리는 3.77~6.609%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8월 주담대 변동금리가 2.62%~4.19%였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2%포인트가량 상승한 것이다.
대출금리가 상승한 데에는 변동금리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여파로 같은 기간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로 전월 대비 0.52%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코픽스가 변동될 것이기 때문에 이와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지난해 주담대를 활용해 집을 구매한 수요자들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지출은 늘어난 반면, 금리가 인상되며 주택 시장에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며 집값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대출 잔액 기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하될 경우 가계대출자 한 명당 연이자 부담이 289만6000원에서 304만8000원으로 16만1000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기준금리가 1년간 2%포인트 인상에 따른 한 명당 이자 부담 증가액은 128만8000원에 달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준금리와 연동해서 시장금리가 정해지는데 영끌매수와 같이 부채비율을 크게 키우신 분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더 문제는 앞으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세가 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말까지는 수요세가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자부담이 늘어난 데 반해 내년 집값이 오를 것으로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올해 하반기까지는 매수시장에 뛰어들 유인이 전혀 없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보유세 부담으로 가격이 하향조정된 매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 분위기도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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