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 협업 고심하는 카카오뱅크…실명계좌 도입 임박?
코인원과 제휴시 생길 다양한 변수 고민 중
FIU 종합감사·루나 사태 수사 결과 향방 등 변수될 듯
2022-08-23 14:34:23 2022-08-24 08:53:15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가상자산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과 실명계좌 연동과 관련해 협상에 나선 가운데, 향후 양사간 협업이 확정될 경우 생길 변화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코인원과 실명계좌 연동 작업을 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코인원의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확인 및 실사를 진행하며 최근까지 코인원과 제휴했을 때 생길 다양한 변수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모습. (사진=뉴시스)
 
가상자산업계에선 카카오뱅크가 코인원과 손잡을 경우 발생할 시장점유율 및 거래대금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는 6월 기준으로 순 이용자 규모만 1320만명으로, 전달 대비 5만명 이상 순증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사업 부문을 보면 금융업과 비금융업 전반을 아우르며 여러 파트너사들과 제휴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 카카오뱅크는 가상자산 시장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업체 선정을 놓고 고심하는 카카오뱅크 입장에선 제휴 상대의 시장점유율과 거래규모가 선택의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업계 2~3위인 빗썸과 코인원이다. 1위인 업비트는 케이뱅크와 제휴한 상태인 데다 카카오뱅크의 모회사인 카카오와 두나무의 관계도 있는 만큼 초반 선택지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서도 3위 사업자인 코인원에 무게추가 쏠린다. 카카오를 모회사로 둔 카카오뱅크가 2위 사업자 빗썸과 제휴할 경우 업비트의 경쟁상대를 키워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밖에, 카카오뱅크가 연내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목표한 상황에서 금융정보분석원(FIU) 감사(종합감사)를 먼저 마친 코인원을 좀더 유력한 후보로 봤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코인원 입장에서 보면, 편의성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여온 카카오뱅크와의 제휴는 이용자층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 중 하나다. 앞서 코인원이 제휴관계를 형성한 NH농협은행의 경우, 타 은행과 비교해 외부 지갑 출금 제한 등 유독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매우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농협과 제휴 중인 곳은 코인원 외에 빗썸도 있는데, 양사 모두 트래블룰 적용을 앞두고 외부 지갑 출금 제한 등 제약이 많아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해온 바 있다. 이밖에 신규계좌 생성시 상대적으로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점 또한 계속해서 불만사항으로 지적돼 왔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코인원과 제휴할 경우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는다. 우선 2~3위 거래소 업체 간 거래량 격차가 부담이다. 가상자산 거래 통계 사이트 코인힐즈에 따르면 23일 오후 기준 전체 가상자산 거래량 순위에서 빗썸은 총 1만8152.36 BTC가 거래돼 글로벌 17위, 국내 2위에 올라있다. 코인원은 6294.68 BTC가 거래돼 글로벌 28위, 국내 3위다.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실명계좌 계약과 관련해 '1사 1은행'이란 암묵적 지침이 내려져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코인원이 카뱅과 계약하게 되면 기존 농협과의 계약을 종료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는 것인데, 인수인계 등 문제로 계약이 중복되는 기간이 생길 수 있다. 이를 NH농협은행이 관대하게 허용할지 불투명하다. 코인원은 NH농협은행과 지난 3월 1년 재계약을 마친 상태다.
 
루나, 테라 폭락사태와 관련한 수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점도 또 다른 변수다. 지난달 검찰과 경찰은 가상자산 거래소 7곳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지 본격 조사에 나선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9월께 검경 수사 결과에 대한 발표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중대 사안을 앞두고 섣부르게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를 확정짓기에는 적잖은 부담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입장에서는 거래량, 시장점유율 등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계약을 맺고 싶어하는데 업비트의 경우 여러 이해관계와 변수들로 선택이 어려운 상황에 있다"면서 "2~3위인 빗썸과 코인원이 가능성이 높은데 FIU 종합감사 결과와 루나 사태 수사 결과 여부 등에 따라 막판 선택에 변동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상자산 사업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코인원과의 제휴는) 결정된 바 없다"고 답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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