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하락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의 지지도는 올라가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윤석열정부가 대통령실 인사논란과 민생문제 해결에 미흡함을 드러내면서 국정운영 지지도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위기다. 특히 6·1 지방선거 이후 노골적 권력투쟁을 빚으며 국민에게 실망감을 준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이준석 대표는 당원권 정지 징계 이후 오히려 집권여당 책임론에서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2030과의 접점을 들리며 동정표를 획득 차기 당권 재도전에 유리한 길도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난 22일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5차 정기 여론조사'를 보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9.5%, 국민의힘 32.4%, 정의당 3.0%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지지도가 50%에 육박하면서 국민의힘을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지난주 지지도 조사와 비교해 민주당은 4.1%포인트 상승, 국민의힘은 3.2%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두 당의 격차는 지난주 9.8%포인트에서 17.1%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도는 6월5주차 조사 때 민주당에 첫 역전을 허용한 이래 4주 연속 하락세다. 국민의힘으로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30% 선마저 위협받는 상황까지 겹쳐 총체적 난국에 직면했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의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30.4%로 집계됐다. 30%를 간신히 넘겼으나 부정평가는 67.2%로, 70%대가 목전이다. 지난주와 비교할 경우 부정평가는 2.5%포인트 상승했고, 긍정평가는 2.2%포인트 줄었다. 부정평가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것. 특히 '윤석열정부를 전임 문재인정부와 비교할 때 어느 정부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겠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7.8%가 '문재인정부'를 택했다. '윤석열정부'라는 답변은 32.8%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반면 당원권 6개월 정지로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이준석 대표의 지지도는 올라가고 있다. 20일 발표된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는 25.2% 지지도를 확보,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안철수 의원으로 18.3%였다. 앞서 14일 KBC광주방송과 UPI뉴스가 넥스트위크리서치에 의뢰해 같은 주제의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당시에도 이 대표가 22.9%로 1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의원은 20.4%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대표의 차기 당대표 적합도가 일주일 사이 2.3%포인트 정도 올랐고, 안 의원은 2.1%포인트 내린 것.(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20일 오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원도 춘천시 한 식당에서 2030과 소통하는 행사를 열었다. (사진=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컵처)
이런 결과는 국민의힘이 국정운영에서 미흡함을 노출한 윤석열 대통령 의중만 추종하다 빚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대통령실은 비선수행·사적채용 등 인사 논란에 더해 고물가·고유가·고환율 등 3고 위기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심'을 앞세운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갈등설, 당권주자들의 세력확대와 권력투쟁 국면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 안철수 의원과 조해진 의원 등이 각각 "지금은 당정이 국가위기 극복과 민생문제 해결에 함께 나설 때"라거나 "집권여당이 정부를 도와서 대통령을 뒷받침해서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당내 주도권 싸움에 쏠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국민의 기대와 동떨어져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한 건 이런 맥락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당원권 정지를 전화위복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대통령과 집권여당 난맥상에서 한발 비켜나 책임론에서 벗어나되 대중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 실제 이 대표는 지난 13일 당원권 정지 징계 이후 광주와 부산, 강원도, 전주 등을 잇따라 방문해 2030과 소통하면서 우군 확보전에 돌입했다. 이런 전략은 주효하고 있다. 이 대표는 조원씨앤아이·스트레이트뉴스의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대구·경북(TK)과 광주·전라에서 안철수 의원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며 강세를 보였다. 또 연령별로는 20대에서 33.1%의 지지를 받아 10%대 중반에 머문 다른 당권주자들보다 큰 격차로 따돌렸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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