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카카오 노조 "소통 말하며 매각 진행…표리부동 극치"
11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기자회견 열어
"대주주 바뀌고 경영권 넘어가는데 매각과 다를 바 없어"
사회적 책임 이행 약속에 역행…데이터 공공문제도 우려
2022-07-11 13:25:16 2022-07-12 08:44:52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카카오가 핵심 플랫폼 자회사 중 하나인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 유니언'이 "사회적 책임 회피"라며 매각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11일 오전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 유니언'(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현재 진행 중인 단체 교섭과 아울러 모빌리티의 이해당사자들과 대화를 통해 실질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면서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협상을 즉각 중단하라"라고 요구했다.
 
카카오 노조(크루유니언)는 11일 오전 10시 30분 시청역 인근 모임공간 상연재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매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선율 기자)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전 의장은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늘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카카오가 되겠다'고 말했다"라며 "상생과 책임, 소통을 말하면서 속으로 매각을 진행 중이었다니 표리부동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서 지회장은 이어 "전 국민이 이용하는 모빌리피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것은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라며 "경영진과 대형 투자사들만 이익을 누리고, 플랫폼을 사용하는 국민들, 플랫폼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노동자들, 소액 투자자들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10%대 매각을 통한 2대 주주로의 전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5%를 보유한 대주주이고 TPG컨소시엄이 24%, 칼라일 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카카오는 회사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매각'이 아닌 '지분조정'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뀌고 경영권을 넘기는 것을 매각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불러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기자회견. (사진=이선율 기자)
 
김주한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플랫폼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겠다는 내용을 두고 교섭하던 중에 갑자기 매각 발표가 나와 경악을 금하지 못했다"면서 "말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 했으면서 뒤로는 책임회피하는 것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17만여명이 카카오모빌리티 대리운전을 하고, 수많은 택시 노동자들이 카카오모빌리티에서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면서 "매각 당사자들과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위원장) 역시 "카카오모빌리티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것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흐름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를 만들어 온 것은 일부 소수의 경영진이 아닌 모빌리티를 개발하고 운영해온 다수의 직원들, 플랫폼 노동자들, 이를 사용해온 고객들"이라고 꼬집었다. 오 지회장은 이어 "MBK가 모빌리티를 인수하고 나서 이익을 극대화하다보면 그 손해는 고객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매각시)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진 데이터의 공공성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카카오를 중심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는 전 국민이 제공하는 데이터로, 이 데이터가 사모펀드와 투기 자본에 넘어가면 이윤에 사용될 것이기 때문에 견제수단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카오 노조는 이달초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 반대 서명운동을 이어나가는 한편, 조만간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와 3차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카카오 신규 오피스 판교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태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 박영준 전국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 김동현 공공운수노조 택시노조 지부장, 정민정 마트산업노조 위원장, 유흥희 비정규직이제그만 1100만 공동투쟁 집행위원장 등도 참석해 연대발언을 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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