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합의했다더니 하루만에…둔촌주공 또 갈등
7일 서울시 중재 상황 중간 발표…"9개 사항 중 8개 합의"
조합, 발표 직후 반박…"서울시 합의 내용 사실과 다르다"
여전한 입장차…시공단 "상가 분쟁 해결돼야 공사재개"
2022-07-08 17:01:03 2022-07-08 17:29:32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공사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서울시 중재를 통해 활로를 찾는 듯했지만 문제가 다시 악화하는 분위기다. 서울시가 중재 상황에 대한 중간 발표를 진행한 직후 조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공사 중단 사태가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8일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김현철 조합장은 서울시 중재 상황 발표 직후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서울시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전날 중재상황 중간 발표를 통해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을 만나 의견을 조율한 결과 9개 쟁점사항 중 8개 조항에 대해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양측이 합의한 8개 조항은 △기존계약 공사비 재검증 △분양가 심의 △일반분양 및 조합원 분양 △설계 및 계약변경 △한국부동산원 검증 결과 공사비 및 공사기간에 반영 △총회 의결 △공사재개 △합의문의 효력 및 위반 시 책임 등이다.
 
이 같은 서울시 발표에 대해 조합은 즉각 반박했다. 김현철 조합장은 "조합은 6월25일 서울시가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수용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이 중재안은 시공사업단이 전면 거부함으로써 무산됐다"며 "그 직후 6월29일 서울시를 통해 시공사업단이 제시한 합의한 9개항을 전달받았으나 이는 조합에 불리한 내용이 많아 동의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공사 현장 모습. (사진=김현진 기자)
 
서울시 발표를 통해 둔촌주공 공사 재개에 대한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조합이 입장을 바꾸며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재 상황을 발표했던 서울시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의견을 듣고 상대방에 전달하고 동의 여부를 구하는 방식으로 중재를 해왔다"며 "조합장이 직접 오셔서 내용을 읽어보고 동의를 했던 부분에 대해서 합의가 됐다고 발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데 대해 시공사업단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공사업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시공사업단은 지금까지 갈등의 해결을 위해 조합과 서울시의 요청사항에 대해 적극 수용했다"며 "조합 및 자문위원이 서울시 중간 발표에 대해 왜곡된 정보를 조합원에게 제공하는 것은 스스로 중재 결렬을 선언하는 것으로 시공사업단은 심각한 우려를 전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합의 상태로 남아 있는 상가 문제에 대해서도 시공사업단과 조합간 입장 차이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조합은 60일 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설계도서를 시공사업단 등에 제공하면 공사재개하고, 인허가 및 준공지연에 따른 시공사업단의 손실 발생 시 조합의 책임으로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공사업단은 상가 분쟁 문제가 해결돼야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공사업단은 "공사 재착공 전 상가 분쟁이 합의되고 관련 합의 내용이 총회에서 의결되지 않을 경우 공사 재착공 후 상가에 대한 분양금지가처분, 설계변경금지가처분 등이 발생해 준공이 불가능하는 등 입주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상가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2개동의 아파트 공사를 수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합 집행부가 입장을 번복한 데 대해 조합 내부에서도 황당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가 전날 아침에 나온 이후 조합원들도 상가 문제만 남았다고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조합 집행부가 말을 바꿔 난감하다"며 "집행부가 공사 재개를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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