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메모리 업황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타 업체와 비교되는 기술 초격차를 통해 계속 시장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극자외선(EUV) 업계 최선단 14나노미터(nm) D램 양산에 들어가며 초격차 의지를 드러냈다. 5개의 레이어에 EUV 공정이 적용된 이번 14나노 D램은 업계 최고의 웨이퍼 집적도로 이전 세대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고 소비전력은 이전 공정 대비 약 20%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규 공정을 최신 'DDR5(Double Data Rate 5) D램'에 가장 먼저 적용한다. DDR5는 최고 7.2Gbps의 속도로 DDR4 대비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차세대 D램 규격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이 고도화되면서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기업용 서버 시장 등에서 고성능 DDR5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업계 최선단 14나노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1월 마이크론이 4세대 제품인 10나노급 4세대(1a)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양산했다고 밝히며 삼성은 허를 찔렸다. 양산 시기는 다소 늦었으나 삼성은 앞으로 업계 최선단의 14나노 공정과 높은 성숙도의 EUV 공정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성능과 안정된 수율을 구현해, DDR5 D램 대중화를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D램 공정이 미세화하면서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전에 발표한 하이케어 메탈 게이트 기술을 적용한 DDR5 등도 다양한 기술 확보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올 하반기에는 에칭 기술 기반의 더블 스택 7세대 176단 V낸드플래시를 채용한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 양산에도 나설 예정이다. 마이크론이 7월 삼성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176단 모바일용 낸드 양산에 돌입한 것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단수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쌓아올린 높이가 효율성과 원가 측면에서 얼마나 경쟁력 있는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에서 점유율 43.6%로 1위에 올랐고 SK하이닉스가 27.9%로 2위, 마이크론이 22.6%로 3위였다. 낸드 역시 삼성이 34,0%로 1위, 키옥시아가 18.3%로 2위, 웨스트디지털이 14.7%로 3위, SK하이닉스가 12.3%로 4위였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삼성보다 먼저인 7월 EUV를 적용한 10나노급 1a D램 양산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마찬가지로 14나노급 D램으로 파악되며 SK하이닉스 D램으로서는 최초로 EUV 기술을 도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에 EUV 공정기술의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향후 1a D램 모든 제품을 EUV를 활용해 생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 내년부터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DDR5 제품의 양산도 올해 하반기 시작할 예정이다.
낸드 차세대 제품인 176단은 계획대로 올해 말 양산을 시작해 연말에는 128단과 176단 비중이 8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10월 발표한 90억달러(약 10조6500억원) 규모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 작업은 올해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수합병 처음 관문인 경쟁당국 기업결합 심사 관련해 7개국 문을 통과했고 중국 당국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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