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자율주행차의 물리적인 모빌리티(자율주행기술)는 이미 완성됐다. 우버, 테슬라 등 사망사고로 인해 낮아진 기대치를 스마트 모빌리티(자율주행차의 서비스)로 올려야 한다"
서울시는 8일 마포구 상암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에서 13개 지자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C-ITS(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 실증사업의 성과를 공유했다. C-ITS는 차량무선통신망을 통해 차와 차(V2V), 차와 도로(V2I)간 정보를 교환해 운전자에게 위험을 사전에 안내하는 기능이 포함된 자율주행 기술이다.
서울시는 20개의 교통안전서비스가 가능한 기술을 5G 커넥티드 카 서비스라고 정의했다. 기술을 자율주행차에 접목해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교통사고를 30% 이상 줄인다는 목표다.
8일 시범 주행 중인 자율주행버스에서는 운전기사가 졸음 운전 테스트를 하기 위해 눈을 감자마자 위험 경고가 뜨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운전자 눈보다 위험 감지 빨라
이번 기술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빠른 데이터 반영 속도다. 서울시는 경찰과 협조해 신호와 도로위험정보 등의 공공 데이터를 민간 내비게이션에 바로 적용하게끔 시스템을 만들었다. 데이터 변환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운전자는 실시간에 가까운 도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이 데이터가 접목된 자율주행버스에서는 초단위로 신호 대기시간을 파악할 수 있었다. 사고 현장이나 고속도로에서 갑작스럽게 멈춘 차량이 있을 때도 미리 알 수 있다.
사고를 막기 위한 카메라와 센서 기능도 다양했다. 사람이나 어떠한 물체가 갑작스럽게 차와 가까워질 경우에는 센서가 충돌 예상시간을 계산해서 운전자에게 위험 감지 신호를 알려준다.
운전석 앞에는 졸음운전을 방지할 수 있도록 기사의 눈을 인식하는 센서가 추가로 부착됐다. 2초 이상 눈을 감을 경우 경고음이 울린다.
도로함몰이나 긴급 도로공사가 진행될 경우에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알 수 있다. 서울시가 과거 도로상에서 발생한 2만3000장 이상의 도로함몰(포트홀) 사진 등을 제공하고 SK텔레콤에서 7개월 이상 인공지능(AI) 기반 딥러닝 학습을 거쳐 탄생했다.
"자율주행차 무인시대, 시기상조"
5G 커넥티드 기술을 접목해도 천재지변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사람의 눈과 같은 기능을 하는 도로 상황 감지 카메라에 이상이 생길 경우는 사람이 직접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폭설·폭우로 인해 도로의 차선을 식별할 수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차선 정보는 GPS가 갖고 있어 크게 문제가 없지만 희박한 확률로 신호 정보에 차질이 생길 경우 자율주행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앞 차량이 사고 등 주행정보를 뒷 차량에 전달하는 센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후속 조치일 뿐 아직까지 사고를 원천차단할 기술은 부족하다.
따라서 이 자율주행 기능을 대중교통에 접목할 경우 운전기사는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세이프티 드라이버의 개념으로 상주해야 한다. 트럭이나 화물차 여러대가 같은 목적지를 향해 동시에 움직일 경우 최소한 맨 앞차에는 운전자가 탑승해야 한다.
자율주행을 위해 5G 커넥티드 장비를 부착한 승용차가 8일 시범 운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자율주행자는 외관에도 변화가 있다. 버스는 차량이 크고 내부에도 장비를 설치할 공간이 많아 일반 차량과 큰 차이가 없지만 승용차의 경우는 이전의 날렵한 모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비용 문제도 난제로 꼽힌다. 승용차를 기준으로 이 기술이 접목된 장비를 설치할 경우 1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개발사 측은 개인의 수요가 많아져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면 2000만원까지 비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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