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지난 주 코스피가 중동 지정학 리스크 완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3년 9개월 만에 31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이번 주에도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증시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다만 단기 급등 부담과 관세·정치 변수 등 시장 '노이즈'로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와 실적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는 전 주(3021.84)대비 1.12% 상승한 3055.94에 마감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하면서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완화되고, 유가가 하락하며 글로벌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습니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 정책 기대감과 미국 금리인하 기대 강화가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코스피는 3년9개월만에 3100선을 상회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코스피 밴드를 2900~3130선으로 점쳤습니다. 지난 주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엔비디아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반도체 업종 강세가 한국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에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추세는 이번 주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반도체 업종의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의 상승세를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코스피가 하루에 3% 급등하는 등 속도 부담에 따른 조정도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나스닥과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근접했다"며 "(금주) 금융시장 환경 이외에도 관세, 정치적 일정을 앞둔 노이즈로 차익 실현 압력이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합니다. 더 이상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있고, 차익 실현 과정에서 선별적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를 앞두고 포트폴리오 재조정 과정에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며 "실적 시즌이 다가오며 이익 대비 가격 상승의 적정성을 평가해야 하고, 신용융자잔고가 빠르게 증가한 업종·종목은 하방 충격에 취약한 성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주 미국 고용 지표 결과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 주에는 5월 구인건수, 6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민간고용, 6월 고용보고서가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 지표가 시장 우려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노동시장 지표마저 둔화세를 보일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강화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하는 시기라고 권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전, 소프트웨어, 금융 등 정책 모멘텀과 기대감이 유입된 업종은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시 매수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며 "실적 대비 저평가된 반도체, 건강관리, 자동차, 2차전지, 화학, 소매·유통, 소비재 업종 등은 순환매 과정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와 관세 부과전 선수요 효과를 봤던 기업 실적은 하반기에는 하향 조정 가능성이 크다"며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실적 개선세가 양호한 업종(조선·방산·뷰티)과 정책 기대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업종 중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지주·금융·유틸리티)이 유리하다"고 짚었습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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