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포토라인' 선 윤석열…특검, 추후 추가소환 할 듯(종합)
윤석열, 비공개 출석 요청…특검서 거부돼 서울고검 현관으로 입장
오전 조사 후 조사 담당자 교체 요구하면서 '조사 거부' 파행 겪기도
특검 "오늘 조사 못 마칠 듯…밤 12시 이후 조사, 물리적으로 힘들어"
2025-06-28 21:18:40 2025-06-28 21:28:04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윤석열씨가 28일 내란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했습니다. 12·3 계엄 이후 윤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에 직접 나와 대면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윤씨는 애초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을 요청했지만, 특검의 거부로 결국 고검 현관을 통해 입장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윤씨는 조사 담당자 교체를 요구하면서 오후 조사를 거부했고, 조사가 한때 파행을 겪기도 했습니다. 특검은 물리적으로 이날 중 조사를 다 마치지 못할 경우 추후 윤씨를 추가 소환할 방침입니다. 
 
윤씨는 이날 오전 9시55분쯤 내란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고검 현관을 통해 조사실로 들어갔습니다. 윤씨는 전날까지만 해도 특검에 서울고검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지만, 특검은 이를 불허했습니다. 특검은 윤씨 측에 지하주차장을 통한 입장은 '전례가 없다'면서 비공개 출석은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통지한 바 있습니다. 
 
이날 윤씨가 서울고검으로 출석할 때 기자들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 '조은석 특검을 8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마주하게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번에도 진술거부권 행사할 생각이냐' 등에 관해 질문했으나 윤씨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씨가 28일 오전 내란 특검 대면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씨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관저로 윤씨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들어갔을 당시 대통령 경호처에 체포 방해를 지시한 혐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호처에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의 비화폰 관련 정보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입니다.
 
특검에 따르면, 윤씨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전 10시14분부터 시작됐으며 점심 이후 오후 1시30분부터 조사를 재개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윤씨 측은 조사자 교체를 요구하면서 오후 조사를 거부했습니다. 윤씨 조사는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인 박창환 총경이 진행했는데, 윤씨 측은 당시 영장 집행 자체가 위법했고 박 총경이 영장 집행에 가담한 만큼 조사 담당자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한 겁니다. 앞서 윤씨 측은 박 총경을 포함한 경찰 관계자들을 고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박지영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관저 체포영장 집행 현장에 박 총경은 없었을 뿐 아니라 집행 지휘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 또 영장 집행 주체는 공수처로 박 총경과는 무관하다"며 "이런 사실을 윤씨 변호인단 측에도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경찰청도 입장문을 내고 "박창환 총경이 불법체포를 지휘한 사람이라는 (윤씨) 변호인단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알린다"며 "박 총경은 1차 체포영장 집행 때 현장에 가지도 않았고, 2차 체포영장 집행 땐 김성훈 대통령 경호차장,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현장에 갔다"고 했습니다.
 
특히 특검은 윤씨 측이 계속 박 총경을 빌미로 이번 조사를 문제 삼는다면 출석 거부로 간주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특검보는 "대기실에서 조사실에 입석하지 않는 건 출석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면서 "윤씨 변호인단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수사를 방해하는 일에 대해선 내란특검법상 수사에 착수하고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 통보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검과 윤씨 측은 조사 거부 문제로 약 3시간가량 대치했습니다. 특검은 결국 체포 방해 혐의 조사를 중단하고, 검찰이 주도하는 혐의 조사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윤씨 측도 이에 동의하면서 조사는 재개됐습니다. 오후 조사는 김정국(사법연수원 35기)·조재철(36기) 부장검사가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오후 조사가 상당 시간 파행을 겪었던 만큼 이날 중 조사를 모두 마치는 건 어려울 걸로 보입니다. 박 특검보는 "오늘 중으로 조사를 마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 동의하더라도 밤 12시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후 조사가 필요한 부분은 추가 소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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