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100일)①김건희특검, 기소 14명 성과…수사는 산적
특검 최장 수사기간 12월28일…남은 수사기간 80일
김건희 구속 기소, 권성동·전성배 등 핵심 피의자 기소
과제는 윤석열 조사 및 기소, '윤 거부' 땐 쉽지 않을 듯
양평 고속도로·민간인 전용기 탑승 의혹 등 수사 쌓여
2025-10-09 14:44:01 2025-10-09 14:44:01
[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김건희특검이 수사 개시 100일째를 맞았습니다. 100일 동안 김건희씨를 포함한 주요 피의자 14명을 재판에 넘기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윤석열씨 소환 조사와 명태균 게이트 진상 규명 등 과제도 산적합니다. 윤씨는 김건희씨와 공모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개입에 관여하고,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 등을 받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윤씨의 역할을 밝히는 건 김건희씨의 혐의 입증과 맞닿아 있습니다.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처럼 윤씨 임기 중 제기됐지만 풀리지 않은 의혹도 남은 수사 기간 동안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9일 <뉴스토마토>는 김건희특검 출범 100일을 맞아 특검의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7월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개월 동안 김건희·권성동 등 14명 기소
 
김건희특검은 지난 7월2일 출범했습니다. 당초 특검의 수사기간은 최장 150일로, 올해 11월28일까지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회를 통과한 개정 특검법에 따라 최대 180일 동안 수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검이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하면 올해 12월28일까지 수사가 가능한 겁니다. 9일 기준 특검에 남은 시간은 80일 정도입니다. 
 
수사 5부 능선을 넘은 상황에 특검의 수사 성과는 적잖습니다. 출범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8월1일 특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의 주요 피의자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하는 등 성과를 냈습니다.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가장해 투자자를 유인, 주가를 띄운 뒤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입니다. 
 
김건희씨는 같은달 29일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공소장에는 윤석열씨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제기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김씨가 가담해 8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윤석열씨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제기돼 왔는데, 검찰은 지난해 10월 김씨를 무혐의로 처리한 바 있습니다. 특검이 출범한 뒤에야 그 실체가 밝혀진 겁니다. 
 
김씨의 공소장엔 명태균 게이트에 관한 내용도 일부 담겼습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명태균씨에게 무상으로 58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받고,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한 혐의입니다. 또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함께 2022년 4월~7월쯤 통일교 청탁을 대가로 샤넬백과 고가 목걸이 등 8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포함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씨가 영부인 권력을 남용해 금품을 수수한 각종 혐의를 밝힌 것도 특검의 성과입니다. 8월10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지난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순방 당시 김건희씨가 착용한 6000만원 상당의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줬다는 내용을 담은 자수서를 특검에 제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특검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정황을 확인, 권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일 구속 기소했습니다. 같은날 특검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김 전 부장검사는 22대 총선에서 경남 창원의창 공천 청탁, 인사 영향력 행사를 대가로 2023년 1월 김씨의 오빠인 김진우씨에게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전달한 혐의를 받습니다. 
 
김건희씨가 지난 8월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8월1일 윤석열 인치 실패 후 조사 난항
 
김건희특검엔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먼저 특검은 남은 수사기간 중 윤석열씨를 조사한 후 기소해야 합니다. 윤씨는 김건희와 공모해 명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받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윤씨는 김건희씨와 함께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받은 대가로 22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낙선한 김 전 부장검사를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자리에 임명한 혐의도 받습니다. 결국 윤씨의 조사는 김씨의 혐의 입증과도 직결된 겁니다. 하지만 윤씨 조사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검은 지난 8월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씨를 소환조사하려 했지만, 속옷 차림으로 저항해 인치에 실패했습니다. 
 
풀리지 않은 과제도 있습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으로 제기됐던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대표적입니다. 2023년 국토교통부가 고속도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종점 노선을 김씨 일가 땅 주변으로 바꿔 특혜를 줬다는 의혹으로 특검은 지난 2일 핵심 실무자 역할을 했던 국토부 소속 김모 서기관을 구속 기소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윗선으로 지목돼 왔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조사는 아직 미비한 상황입니다. 특검은 당시 양평군수였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등에 대해서는 의원실 등 관련 압수수색을 지난 7월 진행했는데, 원 전 장관에 대해서는 아직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특검은 원 전 장관과 김선교 의원에 대해 오는 24일까지 출국금지 조치를 재연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금거북이 의혹과 전 대통령실 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 자생한방병원 특혜 및 민간인 전용기 탑승 의혹 등 수사할 의혹이 산적해 있습니다. 특검은 오는 13일과 14일 이배용 전 위원장과 그의 비서 박모씨를 소환한 상태입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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