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자사주 처분…결과는 오너일가 '경영권 강화'
소각 대신 '교환'…최성원 회장 우호지분 18%→25%
지배 구조 투명성 위한 '자사주 의무 소각'과 배치
2025-10-09 10:44:14 2025-10-09 10:44:14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의무하는 상법개정안 논의가 활발하지만 광동제약(009290)은 자사주 보유 비율은 낮추되 지배력은 강화하는 우회적인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자사주를 처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 중 자사주 보유 비율이 높은 광동제약이 협력기업과 교환, 매각하는 방식으로 처분에 나섰습니다.
 
광동제약은 발행주식총수의 7.12%에 해당하는 373만4956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습니다. 그 결과 광동제약은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의 28.4%를 처분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자사주 비율은 17.9%로 낮아지게 됩니다. 광동제약은 자사주를 금비(008870), 삼화왕관(004450), 삼양패키징(272550)에 처분하는데 이중 금비, 삼화왕관과는 주식 교환 방식으로 각각 66만1016주, 71만5000주를 넘기고 삼양패키징에는 약 235만8940주만주를 매각합니다. 자사주 처분 상대 기업들은 업종은 다르지만, 광동제약과 현재 거래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회사죠.
 
회사 측은 "당사의 안정적인 외주생산 및 자재 확보 등 지속적인 사업 협력관계 구축 목적 자사주 교환 및 처분에 대한 이해관계가 일치해 처분상대방으로 선정했고, 주식가치 희석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광동제약의 자사주 처분을 두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개정안 입법을 앞두고 협력사를 통해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우호 지분 확보를 통한 경영권 강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현재 정부와 여당에서 논의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상법개정안에 포함될 경우 자사주 보유비율이 높은 광동제약은 지배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광동제약은 오너일가가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협력기업에 자사주를 교환, 처분하는 방식으로 선수를 친 셈인데요.
 
광동제약 자사주 보유 비율은 25.07%로 10대 제약사 중 대웅(29.67%) 다음으로 높습니다. 자사주 처분의 표면적 이유는 사업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결정이지만 협력기업과 지분 교환과 처분을 통해 보유 중이던 자사주 일부를 우호 지분으로 확보해 결과적으로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로 이어지죠. 자사주 소각 대신 협력 관계에 있는 기업과의 자사주 교환를 교환하거나 처분하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오너일가의 경영권을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사주를 발행한 회사에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이 회복됩니다. 현재 광동제약의 최대 주주는 6.59%의 지분을 보유한 최성원 회장입니다. 최 회장의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우호 지분은 18.19%에 달합니다. 이번 자사주 처분으로 사실상 최 회장의 우호 지분율은 18.19%에서 25.31%까지 오르게 됩니다.
 
광동제약은 금비에 지분율 1.68%에 해당하는 자사주 66만1016주를 넘기고, 금비는 광동제약에 자사주 6만5000주(7.94%)를 교환합니다. 마찬가지로 삼화왕관에 자사주 71만5000주(1.82%)를 넘기고 11만8000주(6.56%)에 달하는 삼화왕관 자사주를 받습니다. 이번 광동제약 자사주 처분에서 가장 많은 지분인 4.5%를 매입하는 삼양패키징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광동제약과 지분 교환은 없지만 광동제약은 경영권 위협 시 우호 지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광동제약은 금비, 삼화왕관, 삼양패키징 등과 이른바 자사주 동맹을 체결하면서 자사주 소각 시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위협, 지배구조 장악력 약화 위험부담을 최소화했다"고 말했습니다.
 
 
광동제약 '광동과천타워' 조감도(사진=광동제약 제공)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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