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충격, 수출 감소에 재고 소진 임박…현대차 ‘설상가상’
관세 부과 첫 달 대미 수출 전년비 20%↓
재고 소진 6월…HMGMA 초반 공급 부족
한-미 관세 개별 협상 하향 조정 기대감
2025-05-21 16:07:47 2025-05-21 18:27:25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충격파가 현대차그룹에도 나타날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25% 관세가 부과된 첫 달인 지난 4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감소한데 이어, 북미에 쌓아둔 재고도 6월이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현지 생산을 늘리기 위해 투자한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자동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낮은 가동률로는 공급 부족을 당분한 해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새정부 출범 뒤 이뤄질 관세 협상에 기대가 모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9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를 보면, 지난 4월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8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보다 19.6% 감소했습니다.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시장인 미국 수출이 감소하면서, 4월 자동차 총수출액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8% 감소한 65억30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가 지난달 미국에 수출한 물량도 5만1148대로 지난해 같은기간(6만3939대)보다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차의 역대 4월 미국 수출량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선적량이 감소했던 2020년 4월(1만7480대) 이후 처음입니다. 기아와 한국GM의 경우 지난달 대미 수출량이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수출 감소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쌓아온 현지 재고로 대응하고 있어, 당장 수출 감소가 판매 감소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은 아닙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지난달 16만2615대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6.3% 증가하며, 7개월 연속 판매량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재고가 소진되는 하반기 이후 관세 충격에 따른 매출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이전인 4월 현지 현대차 딜러들이 보유한 재고 물량은 3개월, 기아는 2개월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재고 물량이 소진되면 현대차와 기아는 관세 폭탄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고가 바닥나는 하반기부터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앞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열린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다음달 2일까지 미국 내 차량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 유지와 함께 고객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지만 “6월 이후에는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해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기도 했습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연간 30만대 이상 생산이 가능한 HMGMA를 통해 미국 생산을 빠르게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낮은 가동률로 공급 부족이 당장 해결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지난 1월 1623대, 2월 4075대, 3월 5335대, 4월 8076대로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수출 물량인 5만대 가량을 따라가기엔 역부족합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공장을 활성화하고 시스템이 안정화 되기까지 3~4개월정도 걸린다”며 “단기적으로 관세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이 개별 협상에서 관세율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이 영국과의 관세 협의에서 미 상품 수입 확대를 조건으로 영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기존 25%에서 10%로 하향 조정한 만큼 한국과의 실무 협의에서 관세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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