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공지능(AI) 경쟁 파고 속에 통신 3사가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통신업은 전통적인 노동력 근간 산업 중 하나였지만, AI로 사업이 전환되면서 임직원 수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AI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비용 줄이기에 나선 것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에 적합한 인재풀을 꾸리기 위한 과도기적 모습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달 17일 기준 SK텔레콤의 미등기임원은 94명입니다. 지난해 말 113명 대비 16.8% 감소했습니다. SK그룹이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리밸런싱에 집중하며 임원 승진 인사는 최소화한 반면, 27명의 임원이 자리에서 물러난 영향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도 5143명으로 1년전 대비 2%가량 줄었습니다. 회사 측은 "사업 방향에 따라 매년 임직원 수는 조정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7명의 임원 선임이 이뤄지면서, 미등기임원은 7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예년 수준으로 임원 수를 유지했는데요. 전체 직원 수는 228명(2%) 줄었습니다.
통신3사 사옥, 왼쪽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진=각사)
KT(030200)는 사업보고서 발표 전이긴 하나, 지난해 11월 진행된 임원 인사와 특별 희망퇴직을 감안하면 경쟁사들과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난해 임원 인사 후 비등기임원은 사내이사를 포함해 89명으로 직전년도 88명과 유사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임원이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았는데요. 김영섭 KT 대표는 취임 첫해인 2023년 11월 말 진행한 임원 인사에서 상무보 이상 임원 20%를 줄인 바 있습니다.
임원은 현상 유지한 것과 달리 KT 전체 직원 수는 통신 3사를 통틀어 가장 크게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KT는 지난해 특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습니다. 2800여명이 신청을 했고, 이들은 지난해 11월8일자로 퇴직 처리됐습니다. KT는 현장 인프라 유지 보수 인력에 대해서는 신설법인 KT넷코어 KT P&M으로 전출도 진행했는데요. 이를 포함하면 KT 직원 수는 23%가량 줄어든 1만5000여명 수준에 그칠 전망입니다.
이 같은 추세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 판도가 AI로 빠르게 전환되는 데 따른 영향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AI 투자에 집중하기 위한 비용 절감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AI 성장 사업을 키우기 위해 적합한 인재를 배치하기 위한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영도 한에스엠연구원장은 "통신사들이 전통적 비즈니스에 많은 인력이 치우쳐 있고, AI 분야 인력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구조적인 변화는 불가피하다"며 "새로운 비즈니스에 맞게 인력을 채워야 AI 성장 사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 효율화 차원에서 기존 인력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각사)
실제로 각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나서 글로벌 협력을 모색하며 '돈 버는 AI'를 올해 목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달 에너지 관리·자동화 분야 글로벌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 AI 데이터센터(DC) 모듈러 분야 엘리스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AI DC사업 확대에 나섰습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MS에 이어 팔란티어와도 AI 동맹을 맺었습니다. 팔란티어는 AI 데이터 분석에 기반 솔루션 선두주자입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을 발표했습니다. 홍범식 대표는 글로벌 협력 기회 모색을 위해 17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연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 컨퍼런스 GTC를 방문 중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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