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심 먼저?…설화 리스크까지 '겹악재'
이, 2심도 유죄 판결 시 민주당 대권 동력 상실
연이은 설화로 국힘 의원 이 대표 향한 '맹공'
'달걀 세례' 당한 민주, 국힘 의원 향해 '역공'
2025-03-20 17:52:21 2025-03-20 18:59:30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이번 주 내 선고는 사실상 물 건너갈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일인 오는 26일에 동시 선고 가능성도 제기되는데요. 다만 이날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국모의고사가 실시되는 날이라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앞서 이 대표는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요. 2심에서도 의원직 상실형이 유지되면 이 대표의 대권 행보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더불어 전날 이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위법성을 지적하며 "몸조심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이후 강경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의 지적이 잇따르는 등 연이어 악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이재명 2심' 앞두고 폭풍전야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늦어지면서 이 대표의 항소심이 있는 다음 주로 연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헌재가 특별 선고기일을 잡을 경우 관례상 2~3일 전에는 양측 대리인단에게 고지를 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 선고 가능성은 희박해진 것인데요. 일각에서 26일 이 대표의 항소심과 함께 헌재 판결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이날은 전국 고등학생 모의고사 날로 헌재 인근 학교에 휴교를 지정할 수 없어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입니다. 
 
그러자 정치권에서는 앞서 두 번의 대통령 탄핵심판이 금요일에 났던 선례를 비춰봤을 때 이 대표의 항소심 후인 28일로 전망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헌재 선고에 대해) 이번 주는 이미 지나갔고,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 후에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이 같은 전망을 내놨는데요. 이들은 편파·졸속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헌재가 이번 주 윤씨의 탄핵심판 선고를 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법조계는 헌재의 탄핵심판과 이 대표의 2심 선고는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항고심에서도 의원직 상실형을 받게 된다면 민주당에서는 대권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반대로 2심 판결에서 무죄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는데요. 이날 헌재연구원이 이 대표가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공직선거법' 조항과 관련해 비슷한 취지의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하면서 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힘, 이 대표 발언에 맹폭…"석고대죄해야"
 
탄핵 정국에서 당내 '설화 자제령'을 내렸던 이 대표가 지난 19일 최 권한대행에게 한 발언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았습니다. 논란이 된 이 대표의 발언은 헌재의 결정에도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최 권한대행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이 대표는 "국회가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의무사항"이라며 "대통령도 헌정질서를 파괴할 경우에는 현직이어도 처벌하게 돼 있다. 국민 누구든 현행범으로 최 권한대행을 체포할 수 있기에 몸조심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정상화를 위해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이 대표를 맹공했습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본인들의 마러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겁박을 일삼는 충격적 망언"이라고 평했습니다. 여권 잠룡들도 동참했는데요. 한동훈 전 대표는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이 밖에도 "조폭의 입을 닫으라. 본인 재판 선고 날짜가 다가오니 조폭의 정체를 감추지도 않는다"(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29번의 탄핵을 자행해 국가기관의 직무를 정지시켜 국헌문란을 주도한 내란범"(홍준표 대구시장) 등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신속파면 촉구 기자회견 도중 탄핵 반대 시위자가 던진 계란을 맞은 뒤 지지자 쪽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헌재 찾은 민주당, '달걀 세례' 앞세워 국면전환 
 
이날 민주당은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사실상 다음 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자 헌재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원내부대표단이 참석해 윤씨의 신속파면 촉구했는데요. 이날 릴레이 발언에 나선 이건태 의원이 발언을 마치자 의원들 주변에서 국민의힘 일부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 순간 백혜련 의원의 얼굴로 날달걀이 날아와 봉변을 당했습니다.  
 
달걀이 날아온 곳으로 추정되는 기자회견장 맞은편 인도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윤씨의 강성 지지자들 30여명이 '1인 시위' 형태로 모여있었는데요. 경찰은 달걀 투척 후 "달걀, 바나나 등을 던져 이미 1인 시위라고 볼 수 없다"는 내용의 경고 방송을 보냈고, 이들을 강제 해산 조치했습니다. 이후 백 의원은 "반드시 범인을 찾아주길 바란다"며 개인적 고발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도 국민의힘을 향해 역공에 나섰습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헌재 앞은 무법천지였다. 국민의힘이 선동하고 경찰이 방치하던 중 야당 의원이 테러를 당했다"며 "명백한 폭행이고 테러"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어제 자당 대표가 최 대행을 향해 '현행범'이라 운운한 것은 잊었냐"라고 맞섰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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