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올 하반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이 이어지면서 공모리츠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청약이 미달되거나 일정이 연기되는 등 실제 분위기는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지난 22~24일 실시한 일반 청약에서 0.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주식은 4800만주였으나 실제 청약주식수는 1122만9250주, 증거금은 약 561억원에 그쳤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오피스인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국내 최초의 해외부동산 공모리츠로 주목 받았지만 흥행에는 부진했다. '소액우선배정방식'을 최초로 도입해 청약금액에 비례한 경쟁 배정 방식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소액주주의 배정 기회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펼쳤으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에서 실권주가 발생해 공동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메리츠증권, 인수회사인 대신증권이 미달 물량을 인수할 예정이다. 앞서 실시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이 18.47대 1에 그친 바 있다.
이에 앞서 수요예측을 실시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역시 해외 부동산을 기반으로 상장을 준비했다. 프랑스 파리의 크리스탈파크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지난 16~17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결과가 저조하자 상장 시점을 미뤄 연내 재추진할 예정이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측은 "최근 주식 시장의 유동성이 특정 섹터에 집중되면서 일부 리츠 주가들이 내재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만 9개의 리츠가 상장을 앞두고 있어 리츠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각 리츠가 기초자산으로 삼는 부동산도 국내외 빌딩부터 주유소, 복합쇼핑몰, 물류센터 등 다양해 선택폭이 넓은데다 저금리 시대에 검증된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한 상장리츠의 매력이 높다는 평가였다.
다만
이지스밸류리츠(334890)(26.8:1), 이지스레지던스리츠(2.6대1), 미래에셋맵스제1호리츠(9:1) 등 이달 상장을 앞둔 리츠들이 일반청약에서 부진했고, 지난 16일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의 주가도 약세다.
기존 상장리츠들도 고전중이다.
신한알파리츠(293940)의 수익률은 연초 대비 -17%, 코로나19로 인한 하락분은 일부 만회했으나 5월 말 이후로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롯데리츠도 연초보다 -16% 떨어졌고,
이리츠코크렙(088260) -22.6% 등 국내 상장리츠의 주가도 부진한 상태다.
그럼에도 상장리츠는 배당수익률과 함께 성장주의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2차전지 등 신산업 관련 IPO 주식의 주가 급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이들 산업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으로, 고위험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컴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 상장리츠의 주가가 급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신한알파리츠, 롯데리츠 등이 추가 자산편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자산 증대를 통한 배당 성장이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며 "올해 10개 남짓한 리츠가 상장하는 만큼 이 같은 성장 가능성을 감안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관영 제이알투자운용 대표가 제이알글로벌리츠 상장을 앞두고 기업공개(IPO)간담회에서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이알글로벌리츠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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