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혼란 종식…국민 신뢰 속 경제 회복 기대
경제 전문가들 "탄핵, 불확실성 해소"
'사회 통합' 중요…분열 뿌리 치유해야
대내외 위기 해소 위해 민관 협력 필수
2025-04-04 16:58:10 2025-04-04 16:58:10
[뉴스토마토 배덕훈·오세은·박혜정 기자]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자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와 산업을 오랜 기간 뒤덮어 온 정국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특히 대통령 복귀에 따른 제2의 계엄 우려도 적잖았던 상황에서 정국 혼돈 상황이 종식된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조기 대선 뒤 출범할 새정부가 안으로는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고 밖으로는 미국발 관세 전쟁에 대응하며 경제 회복을 위해 산업계와 함께 진력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학생들이 탄핵 선고 결과를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먼저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권의 파탄이 가지는 함의에 주목했습니다. 퍼주기 감세 정책과 규제 폐지, 반노동 행보 등을 통해 노골적인 친기업·친시장 정책을 추진해 온 윤 전 대통령이 가장 반시장적인 계엄과 내란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진보적 경제학자인 박종현 경상국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탄핵 인용은 그동안 한국 사회와 경제를 옥죄었던, 짧지만 강렬했던 한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고 총평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이 자유시장 수호자로 자신을 포장하고 친기업·감세·탈규제 프레임을 내세웠지만, 시장 조정이 아니라 친소 관계와 정실적 개입 그리고 사법권력을 통해 경제를 통치했고, 이 과정에서 수십년 동안 더디지만 확고하게 축적되던 시스템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갉아먹었다는 것이 박 교수의 평가입니다.
 
특히 12·3 내란 사태 이후 소비심리지수(CCSI),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주가 등 각종 지표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정지 리스크가 경제 전망 악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탄핵 인용 결정은 이러한 기조를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박 교수는 단기적으로 소비 심리는 평년 수준까지 회복되고, 기업투자 심리의 경우 제조업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리더십의 출범과 함께 정부 정책이 시스템에 기반해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수립되고 진행된다는 신뢰를 국민들에게 주고,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급속도로 악화하는 대외 경제환경에 슬기롭게 맞설 수 있다면 어려운 여건임에도 글로벌 불황의 추세 속에서도 어느정도 선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내다봤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한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일대에서 탄핵 찬성 집회를 하던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탄핵 찬반으로 나뉜 채 내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극심해진 사회적 갈등을 수습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대표적 재벌개혁론자인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차기 정권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정책으로 사회 통합을 꼽았습니다. 전 교수는 “다만 무턱대고 통합하자는 것이 아닌, 분열하고 반대하는 사람이 왜 그랬는지를 사회경제 정책적인 측면에서 보고 그 뿌리를 치유하는 것이 돼야한다“그 과정에서 가장 힘들고 벼랑끝에 서있는 자영업자들과 서민을 위한 경제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전 교수는 특히 차기 정권이 눈앞의 이익을 위해 친기업 행보’에 나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재벌승계나 상법개정안 반대 등 기업친화적 정책이 단기적 성과로 보일 수는 있지만 결국 우리 경제·산업 체질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에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저상국 국면 타개할 정책 추진해야
 
위기는 외부에도 있습니다. 대통령 파면으로 정국 불확실성은 어느정도 걷혔지만, 상존해 있는 대외적 파고에 정부의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는 제언도 이어집니다.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성장 국면에 돌입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향후 들어서는 정부가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여성들의 경제 활동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대책과, 기술발전 측면에서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무엇보다 현재 당면한 가장 큰 위기인 관세 전쟁을 대응하기 위해선 민관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조언도 더합니다. 정국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민관이 서로 협력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헌재의 탄핵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협의체를 만들어서 국가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업이 홀로 미국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정치권이 도와줘야 하고, TF(태스크포스)로 머리를 맞대고 민관이 같이 협력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 해소가 됐지만 앞으로 두 달 동안 차기 대선으로 인한 공백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기업들이 차기 정권을 바라보게 되는 상황으로 적극적 의사결정이 제한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국정 공백 상태임에도 대행 체제 안에서 기업과 함께 실무적인 접근을 통해 현 난제와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관세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요구하는 사안을 항목별로 정리하고 내 줄 수 있는 것, 얻을 수 있는 것 등 맞춤형 대응을 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배덕훈·오세은·박혜정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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