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내란 수괴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 선고가 오늘 나옵니다.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때로부터 123일 만에 윤씨가 법의 심판대 앞에 오르는 겁니다. "반국가 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며 선포된 계엄포고령에 대한 헌재의 판단에 시민들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시민들은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뉴스토마토>는 국내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0명과 법조인 20명 등 법률 전문가 30명에게 "당신이 헌법 재판관이라면?", 혹은 "법리적으로 타당한 결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인터뷰는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이 가운데 80%(24명)가 윤씨의 파면은 당연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윤씨를 파면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 게 더 어렵다는 겁니다. 기각과 각하 의견은 각 1명, 3명이었습니다. 2명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법조계 "파면 안 하면 '군정 면허증' 내주는 것"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헌재의 주문을 기다리는 이들은 윤씨가 선포한 비상계엄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먼저 12·3 계엄은 헌법이 규정한 '계엄 선포 요건'도 갖추지 했다는 겁입니다. 헌법 77조엔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 '법률'에 따라 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윤복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은 "당연히 인용, 파면 결정이 맞다"며 "국가비상사태가 아닌데 비상상태라고 선언하고 절차를 위반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침탈했고, 국회의원 체포명령을 내렸다. 쟁점 5가지 다가 헌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했습니다. 헌재의 탄핵심판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 정당성 △계엄포고령 위법·위헌성 △국회 봉쇄 등 활동 방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정치인·법관 체포 지시 등으로 요약됩니다.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고 칭한 변호사도 인용을 예상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내가 비록 보수지만 탄핵은 인용될 것"이라며 "윤씨는 국회에 병력을 투입하고도 경고성 계엄을 주장하는데, 경고성 계엄은 말이 안 된다. 어떻게 보면 친위쿠데타"라고 말했습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는 탄핵심판을 인용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이 선거를 통해 일정한 질서를 형성해놨는데, '나는 이 상황에서 정치를 못 하겠다'면서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군대를 동원해 새 질서를 만들려고 한 것"이라며 "이것을 응징하지 않으면 군정 면허증을 내주는 것"이라며 주장했습니다. 계엄 선포 이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경고성 계엄'이라는 윤씨 측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앞으로도 실패한 계엄은 처벌할 수 없고,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막을 수 없는 명분이 없는 상황에 이른다는 겁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계엄은 극도로 혼란한 사회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소극적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선거 부정을 밝히자는 목적으로 계엄을 하는 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씨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되기 이틀 전인 12월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부정선거 의혹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바 있습니다. 윤씨는 탄핵심판 변론에서도 이런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내란입증' 증거 불충분, 기각" 등 소수 의견도
반면 6명의 소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기각 의견 1명, 각하 의견 3명, 기타 의견 2명 등입니다. 기각 의견을 낸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당대표를 포함한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가 사실이라고 한다면 국헌문란이 맞고, 내란이 인정된다. 내란이 인정되면 대통령을 탄핵하는 게 타당하다"면서도 "그런데 윤씨의 사건은 내란을 인정할 증거가 충분치 못하다. 증거불충분으로 기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3일 밤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모인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부하들에게 명령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증언이 사실인지 아닌지 불명확하다는 겁니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상적으로 탄핵심판이 진행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가가 비상사태로 불릴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해서 국가 공권력들이 당시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조사를 했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헌법과 법률을 정상적으로 해석한다면 탄핵심판은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장영하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법은 수사 중인 경우 수사기록을 송부받지 못하도록 돼 있고, (탄핵심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하게 돼 있다"며 "탄핵소추안은 당연히 각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헌재가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윤씨 측 법률대리인의 이런 주장에 대해 헌재는 "헌법재판은 형사재판이 아니고 형사재판과 성질도 다르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기타 의견은 헌재의 판결을 예측하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오늘 헌재 재판관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시민들은 2월25일 최종변론이 종결된 후 한 달 넘게 윤씨 선고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선고기일이 계속 지연되자 밤잠을 설쳐야 했습니다. 계엄이 발생한 지 123일간의 기다림. 그 끝에는 다수의 시민과 법률가들이 믿는 '상식적인' 판단이 기다리고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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