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 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전월세 전환율이 4.1%로 하락한 이후 16개월째 4%대 초반대로 집계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월세 전환율의 하향 추세가 수도권 아파트 물량 증가와 갭투자자들의 전세 공급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월세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특히 향후 하반기 입주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일부 지역에선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4.1%로 전달과 동일한 전환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전환율의 약보합세는 지난해 3월부터 4.1%로 전환율이 접어든 이후 올초부터 4개월간4.0%로 집계돼 0.1%p 하락했다가 지난 5월부터 두 달째 4.1%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월세 전환율의 하락 원인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를 꼽는다. 수도권 입주 물량이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내려가고, 상대적으로 월세 공급보다 수요가 감소하며 월세 부담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14만855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8% 늘어난 물량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최근 전월세 전환율의 하락은 월세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보다 전세 공급이 늘어나 전셋값이 하락해 나타난 현상"이라며 "다만 전세가격 하락분이 월세 임대료보다 더 많이 떨어질 경우 전월세 전환율이 반대로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거기다 최근 갭투자들이 내놓는 전세 물량의 증가도 전월세 전환율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갭투자자가 내놓는 전세 매물이 늘어날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나는 이유에서다. 특히 오는 12월 9510세대에 이르는 헬리오시티 아파트 입주를 앞둔 송파구는 다른 지역보다 전월세 전환율이 크게 하락했다. 송파구의 지난 6월 전월세 전환율은 3.6%로 강남구나 서초구의 전월세 전환율 3.9~4.0%보다 낮다.
향후 하반기 물량이 추가로 늘어 전세 공급이 확대돼 수급 불균형이 커지면 4%대 아래로 전월세 전환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약 10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공급 물량 증가로 전셋값 하락폭이 커질 경우 갭투자 물량의 비중이 큰 곳에선 역전세난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최근 집값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매보다는 전세를 돌아서는 수요자들이 늘며 전셋값이 반등했다"며 "다만 헬리오시티 등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지역들은 역전세난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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