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가 무산되면서 여야 간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4일 본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예산안이 통과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4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예산안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공식 협상에서 극적 타결을 본다면 바로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을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그러나 여전히 공무원 증원 예산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입장차가 뚜렷해 대타협을 낙관할 수 없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내년도 국가직공무원 신규 충원 규모를 정부안 1만2221명에서 2000여명 정도 줄일 수 있다는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자유한국당은 5000여명, 국민의당은 3000여명을 줄여야 한다고 맞서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의 경우에도 야당이 내년 1년만 한시적으로 관련 예산을 투입하자고 주장해 의견 접근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야는 이날 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거친 언사 등 감정 싸움을 가급적 자제했지만 조속한 시일 내 예산 처리 필요성을 강조하며 상대방의 양보와 결단을 압박하는 신경전을 벌였다. 여당은 본회의가 잡힌 4일을 예산안 처리의 최종시한이라고 보고 야당의 협력을 촉구했지만 야당은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국가재정운용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최대한 걸러내야 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여야의 입장차이가 완전히 합의되지 않았지만 정부·여당은 그동안의 협상에서 진전된 협상안을 수용했다”며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4일 본회의는 새해 예산안 처리의 최후의 마지노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주먹구구식 공무원 증원 예산 등 포퓰리즘 예산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국민이 져야할 부담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단을 내릴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도 “공무원 증원은 미래세대에 너무나 가혹한 짐을 지우는 일”이라며 “정부·여당은 수용 가능한 수정안을 마련해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4일 본회의에서도 예산안 처리가 불발될 경우 정기국회 마감일인 9일까지 논의가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저도 무산된다면 연말까지 예산정국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정회를 선언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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