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만 믿어선 안돼…건설사 단순 시공 증가
업계 꺼리던 단순 시공 참여 늘어…설계 오류, 사기 등은 시행사 책임
2017-02-12 11:00:00 2017-02-12 11: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공급 물량 증가로 아파트 지을 땅이 소진된 건설업체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동안 눈여겨보지 않던 지역주택조합사업이나 단순 시공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단지의 이름은 건설업체들이 직접 분양한 단지와 같은 브랜드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다. 브랜드만 믿고 꼼꼼한 확인을 거치지 않을 경우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업체들은 분양 이외의 사업 발굴에 여념이 없다. 앞으로 신규 분양 주택을 공급할 보유 택지가 대부분 소진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에 이어 작년까지 연이어 대규모 물량을 쏟아낸데다, 올해 상반기 역시 작년 못지않은 물량이 대기 중이다. 분양시장이 더 위축되기 전에 보유 물량을 모두 소진하기 위함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 2015년 52만5000가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분양실적은 작년 역시 다소 줄기는 했지만 46만9000여가구에 이른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35만가구 수준보다 33.9%나 많은 물량이다. 올해는 다소 분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반기에 물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A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이자 비용 등을 감안하면 조금이라도 경기가 좋을 때 최대한 공급하는 게 이득"이라며 "그동안 해당 지역 시장 침체로 수년 동안 공급하지 못했던 물량들을 많이 해결했다"고 말했다.
 
급격히 늘어난 공급 물량에 향후 2~3년 간 먹거리 걱정은 덜었지만 장기 일감 확보를 위한 건설사들의 기피 분야 진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신규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지역주택조합과 신탁사의 사업에 단순 시공사로 참여하는 것이다. 단순 시공사 참여는 수익률이 높지 않아 중견 건설업체들 조차 진출을 꺼려했던 분야였다. 하지만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장기 먹거리 확보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해 속속 대형사들의 진출도 이뤄지고 있다.
 
신탁사들이 주가 된 사업들 역시 단순 시공이지만 최근 급증한 공급에 시공사로 참여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한 분양 홍보 관계자는 "소규모 조합 사업보다 신탁사들이 진행하는 경우 사업 안전성이 높아 건설업체들의 관심이 높다"며 "특히 신탁사들의 분양 물량이 최근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이들 물량을 확보하려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방식 다각화를 위한 건설업체들의 단순 시공사 참여가 늘고 있다. 시공사 브랜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책임은 브랜드가 아닌 시행사 책임임을 주의해야 한다. 사진/뉴시스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울 수 있어 시행사 입장에서는 대형사와의 사업 진행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수요자들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청약률이나 계약률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가 같아도 분양이나 계약 등 모든 책임은 단순 시공만 담당하는 이들 건설사와는 무관해 수요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정찬 미래부동산 경제연구소 대표는 "유명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단순 시공사 참여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이들의 책임은 어디까지나 시공사로서의 책임에 불과하다"며 "과장 및 허위 광고, 설계상의 오류, 기타 사기 분양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시행사에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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