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이 대거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증시 상황이 양호한 시기에 미리 자금을 확보해 놓고 신규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23일까지 유상증자 공시를 낸 코스닥사는 총 234개로 지난해(166개) 대비 40% 늘었다. 특히 9월 이후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코스닥사는 총 71개로 작년 같은기간의 26개와 비교해 173% 급증했다.
올해 코스닥 기업의 유상증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영준 교보증권 센터장은 “기업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신규 투자나 해외 진출에 대한 필요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끼치면서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자금을 확보하자라는 심리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하향한 2.7%로 제시했으며, 내년 성장률도 0.1%포인트 내린 3.2%로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내년 한국의 성장률이 2%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증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다. 올해 코스닥시장은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7월 780선을 돌파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한 뒤 61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700선을 향하고 있다.
코스닥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려는 경우가 많다. 젠트로는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초초스팩토리와 아피아홀딩스 등을 대상으로 11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초초스팩토리는 아티스트 조성아씨가 대표로 있는 화장품 업체다.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50억원의 유상증자를 한 뉴프라이드는 중국 면세점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한양하이타오도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 1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케이씨비도 최근 주가급등과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신규사업 추진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김영준 센터장은 “최근 중국이나 화장품 업체와 같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곳과의 전략적인 제휴 등을 통해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에는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다”며 “기존 사업 외에 매출 증가 등 새로운 투자대안이 있을 때 하는 증자는 오히려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유상증자는 일반적으로 다른 자금조달 수단이 막혔을 때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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