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캠프가 단일화 방식 협상과정에 대해 서로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양상이다. 분명히 한 장소에서 협상을 했는데, 해석이 서로 다르다. 그야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가 봇물이다.
우상호 민주당 공보단장은 20일 단일화 협상과 관련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안 캠프가 제시한 단일화 방식이 공정하지 못하다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표명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문 후보가 단일화 방식을 일임하겠다고 한 발언과 배치된다고 반격하고 있다.
하지만 우 단장은 "어느 한쪽이 명백하게 유리한 게임룰을 가져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우리가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시행방안을 가져와 방식을 거부하는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공론조사에 대해서도 양측의 설명이 다르다. 안 후보 측은 '공론조사'라는 표현 자체가 틀렸다고 주장한다.
안 캠프의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공론조사라는 말을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했다"며 "공론조사라고 생각하는 것이 (민주당과) 다른 범주여서 우리는 지지층 조사라는 말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공론조사가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안 캠프의 지지층 조사는 야권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같은 지지층 조사방식에 대한 불공정성에 대해서도 양측 입장은 상반된다.
안 캠프는 단일화 협상에서 문 후보의 지지층에는 민주당 대의원을, 안 후보의 지지층은 후원자와 펀드 참여자를 대상으로 조사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안 캠프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어서 도저히 받을 수가 없는 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안 캠프는 조직화된 당원에 비해 느슨할 수밖에 없는 후원자와 펀드 참여자가 적극적인 강성 지지자라고 판단할 근거가 없어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여론조사와 공론조사의 틀에 합의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양측 주장이 완전히 다르다. 큰 틀 자체에 대한 합의가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단일화 방식을 놓고 장시간 협상을 했지만 한발짝도 진도를 못나갔다는 것이다.
여론조사와 공론조사 반영 비율에 대해서도 우 단장은 "비율은 잘 모르겠지만 두가지 방식을 제안할 때는 아마도 50대 50으로 제안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유 대변인은 "비율은 제안한 적도 논의된 적도 없는데 아이러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공정성 논란에 대해서도 우 단장은 "(우리가) '너무 무리한 안이다. 일리가 있다'고 인정한 후 수정안을 갖고 오겠다고 발표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유 대변인은 "브리핑할 때는 명백한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며 부인했다.
더 나아가 양측 모두 상대의 행보에 대해 책임을 묻고 사과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우 단장은 "양 캠프가 적어도 이런 문제로 언론플레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철저히 자제하고 절제할 계획이니 그쪽도 조심해야 할 것 같고 분명한 것은 어제오늘 사이에 언론에 협상내용들이 보도되도록 한 분들은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언론보도와 관련해 문 후보 측에서 정보를 흘린 사람이 안 캠프의 정연순 대변인이라고 비난하고 있는데 대해 유 대변인은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정 대변인을 언급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단일화 시한으로 언급한 후보등록일이 5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누리꾼들은 양측이 줄다리기 중인 단일화 협상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어 오는 21일 열리는 양 후보의 TV토론이 어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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