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연예인들의 식품사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 상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는 점과 식품사업이 비교적 특별한 기술 없이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이 맞아 떨어지면서 오래전부터 식품사업은 연예인들의 대표적인 부업으로 꼽혔다.
특히 요즘 같이 연예인들의 생활패턴이나 소비패턴을 그대로 따라하는 팬덤 문화가 형성된 사회에서는 인기 있는 연예인들의 행동과 소비패턴이 곧 상품이 되기 때문에 주류 시장으로의 진입이 쉽다.
또 식품은 대부분 특정한 연령층이나 직업군과 관계없이 소비할 수 있고 소비 주기가 빨라 다른 사업보다 성장 속도도 빠른 편이다.
지난 2004년 방송인 홍진경이 어머니와 함께 김치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화된 연예인들의 식품사업은 현재 돈까스, 한우, 닭가슴살, 만두 등 다양한 제품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기존 식품업계를 위협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이른바 ‘대박’을 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1월 닭가슴살 사업을 시작한 개그맨 허경환은 지난 하반기 6개월 동안 40억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며 이 같은 인기가 미국 CNN에 소개되기도 했다.
닭가슴살 사업은 최근 복근 열풍이 불면서 보조식품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해 현재 허경환을 비롯해 정종철, 오지헌, 윤석주, 박준형, 이승윤, 구지성 등이 후발업체로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배우 오지호가 참여하고 있는 '남자김치'도 지난해 6개월 동안 매출 40억원을 돌파했으며 앞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으로 수출도 고려하고 있다.
돈까스 시장에서는 연예인들이 참여한 브랜드끼리 경쟁이 더 치열하다.
개그맨 정형돈을 비롯해 김병만, 컬투, 박준형 등이 각자 이름을 건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정형돈이 론칭한 '도니도니돈까스'가 홈쇼핑 판매 14분 만에 매진되고 김병만의 '달인 돈까스'도 첫 방송에서 37분 만에 준비한 물량을 모두 판매하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들 제품의 성공 포인트는 해당 연예인이 제품개발과 생산에 직접 참여하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품질과 맛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도 두 번째는 맛에 반해 다시 구매하는 등 재구매율이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본업인 방송출연 등으로 인지도가 높아 특별한 홍보 없이 해당 연예인이 홈쇼핑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일반 식품기업이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들여 광고를 하는 것보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수월하다.
특히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저렴한 가격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대부분 연예인들이 운영하는 개인 쇼핑몰이나 홈쇼핑 방송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유통비용이 적게 든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무차별적인 창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식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 없이 한 때 인기에 편승해 사업을 운영하다 한 순간 실수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식품안전에 민감하다"며 "이물이나 식중독 같은 식품사고 발생 시 그 업체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 전체가 몰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일단 한 번 신뢰를 잃고 나면 되돌리기도 어렵고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없이 돈이 된다고 무조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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