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패권 경쟁)①화장품 업계 '더마'에 꽂혔다
더마코스메틱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
LG생건·아모레 등 주도권 확보 위한 경쟁 치열
제약업계 대비 높은 브랜드 경쟁력 확보…전문성 이미지 약한 점 극복 과제
2025-06-19 16:16:14 2025-06-19 17:37:1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K-뷰티'로 일컬어지는 우리나라 화장품 업계가 '더마코스메틱(Dermacosmetic)' 시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섰습니다. 우리 뷰티 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순항을 이어가고 국내에서는 높은 제품 신뢰도를 토대로 충성 고객층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극복해야 할 과제들 역시 만만치 않은 실정인데요.
 
특히 'K-콘텐츠'의 지속 가능성 여부, 대중국 의존 과제, 환율 불안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때 뷰티 업계에 있어 더마 시장 공략과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뷰티 업계 양강은 물론 군소 업체들까지 더마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하며 앞다퉈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특유의 뷰티 노하우 및 브랜드 파워를 통한 높은 소구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약·바이오 업계 대비 전문성 이미지가 약한 점은 극복해야 할 점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2030년 100조 단위 성장…뷰티 업계 패권 경쟁 치열
 
피부 과학이라는 의미의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이라는 뜻의 '코스메틱(Cosmetic)' 합성어인 더마코스메틱은 의약품 수준의 성분 및 기술을 통해 피부 질환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 제품군입니다.
 
더마코스메틱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전후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외부 활동 감소에 따른 색조 화장품 시장이 축소되고, 상대적으로 기초에 주안점을 두는 코어 소비 흐름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부 부작용이 증가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더마 제품의 인기는 점점 높아졌는데요.
 
(제작=뉴스토마토)
 
여기에 더마 시장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는 점도 뷰티 업계가 주목하는 주요 이유입니다. 실제로 19일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357억7000만 달러(약 51조9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755억1000만 달러(약 109조6000억원)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아울러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도 2017년 5000억원에서 2022년 4조5325억원까지 증가한 상황인데요.
 
우리 주요 뷰티 기업들도 더마코스메틱 산업의 성장성을 간파하고, 브랜드 발굴에 적극 나서는 추세입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4년 말 코스메틱 브랜드 'CNP(차앤박)'를 인수한 이래 본격적인 더마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아울러 지난 2020년에는 유럽 더마 화장품 대표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도 더마 브랜드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21년 태평양제약으로부터 시작된 그룹 계열사 '에스트라(AUESTURA)'를 흡수합병한 바 있는데요. 에스트라는 아모레만의 더마 연구 개발 노하우를 토대로 성장해 왔고, 올해 1월에는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화장품 근간 뷰티 노하우 강점"
 
일단 더마코스메틱 자체가 화장품에 근간을 두고 있는 만큼 뷰티 업계는 시장 경쟁력 확보에 자신이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화장품은 사용자의 피부 상태, 환경, 사용 편의성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사용 목적이 다양하고, 이로 인한 세분화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해야 하는데 화장품 업계가 이 부분에 있어 제약 업계 대비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오랜 기간 이어져 온 피부 과학 연구를 통해 풍부한 피부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 왔고, 이를 기반으로 더마코스메틱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며 "연령, 환경, 문화적 특징과 피부와의 상관관계를 오랫동안 연구해왔고, 이 같은 노하우를 토대로 타깃 고객에 맞춰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최적의 조합으로 화장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장품에 사용하는 고효능 성분의 경우 물리화학적 특성상 고농도로 안정화하기가 쉽지 않고, 이를 제품에 적용하면 매일 사용하기에 적합한 사용감을 구현하기 어렵다"며 "특히 피부 자극에서 안전하게 최적 농도로 제품화하는 점도 까다롭다. 분명 이런 측면에서 오랜 연구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강점이 있다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마코스메틱은 기본적으로 화장품이다. 보편적인 뷰티 업계가 더마의 성분을 포함해 제품으로 만들기에 소구력이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더마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를 둘러싼 업역 간 경계 없는 기업 간 각축전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한편 제약 기업들의 더마 제품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신뢰도를 대중에게 심어주고 있는 점은 뷰티 업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한 중소 뷰티 기업 관계자는 "사실 뷰티 기업들도 철저한 임상 과정을 거쳐 제품의 상용화에 나서는 것은 똑같은데, 아무래도 제약 기업들의 제품이 대중에게 보다 높은 신뢰도와 전문성이 부각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특히 피부 과학 전문가 집단이 상주하는 것은 뷰티, 제약 업계 모두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을 소비자들이 잘 판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뷰티 시장이 K-콘텐츠 인기와 함께 현재 뚜렷한 수출 성과와 함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환율 문제 등 극복해야 할 문제 역시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이 가운데 더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보니 업계 입장에서는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마 시장을 둘러싼 성역 없는 전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달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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