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앞 트럼프 옥죄는 '전쟁발 인플레'
턱밑까지 차오른 인플레 공포…다급해진 트럼프 "물가가 더 위험 변수"
휘발유값 50% 뛰자 소비 위축 본격화…"경기침체처럼 행동"
2026-05-11 17:53:58 2026-05-11 18:31:23
[뉴욕=뉴스토마토 김하늬 통신원] 턱밑까지 차오른 유가와 인플레이션 공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이란과의 휴전 및 에너지 공급 정상화 협상을 서두르는 배경에도 ‘치솟는 물가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전쟁은 빨리 끝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원유 공급 정상화를 협상 핵심 의제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전쟁 장기화보다 인플레이션 재점화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위험한 정치·경제 변수”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오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이런 불안감을 그대로 보여줄 전망이다. 외신들은 “전쟁 장기화보다 인플레이션 재점화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위험한 정치·경제 변수”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유가 급등에 4월 CPI 3.8% 전망…2023년 이후 최고 가능성
 
오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이런 불안감을 그대로 보여줄 전망입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경제학자 전망에 따르면 4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8%로 예상됩니다. 이는 전월(3.3%)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포함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물가는 2023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시장의 불안은 단순한 숫자 때문만은 아닙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 공습에 나선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 불안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미국이 최근 이란에 종전 협상안을 전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측 답변에 대해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협상 좌초 우려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중동 긴장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유가 역시 단기간 내 안정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6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전쟁 이전보다 약 50% 높은 수준입니다.
 
문제는 미국 소비자들이 실제로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소비심리지수는 최근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며 미국 내 체감경기가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48.2로, 1952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가계의 경제 전망이 빠르게 악화한 것입니다.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중심으로 “주유소 가격이 모든 소비를 바꾸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급등한 휘발유 가격 부담에 차량 운행 자체를 줄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여름휴가 계획을 취소하거나 장거리 운전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로이터>는 “미국인들에게 휘발유 가격은 단순한 에너지 가격이 아니라 생활비와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받아들여진다”고 전했습니다.
 
턱밑까지 차오른 유가와 인플레이션 공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전쟁발 물가 쇼크’ 현실화…치솟는 생활비에 백악관 위기감 확대
 
기업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크래프트 하인즈와 맥도날드 등 소비재 기업들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저소득층 소비 둔화를 우려했습니다. <블룸버그>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예산 압박”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미국 대표 가전업체 월풀의 경고는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월풀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마치 경기침체에 들어간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 미국 가전 판매량은 7% 이상 감소했고, 월풀은 연간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회사 측은 “현재 소비심리는 사실상 경기침체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런 흐름이 단순한 소비 둔화를 넘어 ‘수요 파괴’ 초기 단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휘발유와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선택적 소비를 포기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미국 소비자들은 냉장고와 세탁기 같은 내구재 교체를 미루고 있으며 외식과 쇼핑도 줄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10일 발표된 <파이낸셜타임스(FT)>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약 58%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및 생활비 대응에 부정적이라고 답했습니다. 특히 이란 전쟁 장기화가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백악관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은 “에너지와 휘발유 가격, 항공료, 기술적 측정 효과 등이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란과의 휴전 및 협상 타결을 압박하는 배경에도 물가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미국 소비자들의 회복력이 약해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악순환을 피하기 위해 이란과의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주유소에서의 고통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정치적 부담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며 “장기화한 전쟁과 추가적인 휘발유 가격 상승은 소비와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하늬 통신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