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가입자식별번호(IMSI) 보안 논란으로 유심 교체에 나선 지 한 달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해 대규모 유심 정보 유출로 유심 대란까지 벌어졌던
SK텔레콤(017670) 사례와 달리, LG유플러스의 유심 교체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산업 전반에 걸쳐 반복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무뎌진 데다, 실제 피해 사례가 확인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회사가 받는 타격은 제한적인 반면, 가입자들은 여전히 직접 대리점을 찾거나 업데이트를 진행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3일부터 약 한 달째 고객 유심 교체와 원격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IMSI 체계에 가입자 전화번호 일부가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보안 우려가 제기됐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난수화 기반의 새로운 IMSI 체계 적용과 함께 유심 교체 조치에 들어간 것입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3일부터 기존 IMSI 체계 대신 난수화가 적용된 새로운 IMSI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기존 식별번호를 폐기하고 새로운 번호를 다시 발급받는 개념입니다. 유심을 교체하지 않더라도 원격 업데이트를 통해 IMSI 값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현재 5G 가입자 역시 상당수가 LTE 기반 비단독모드(NSA) 코어망을 사용 중인 만큼 기존 IMSI 체계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향후 5G 단독모드(SA) 전환 시에는 암호화 기반의 새로운 IMSI 체계가 적용될 예정입니다.
서울 시내 한 LG유플러스 매장에서 고객이 유심 안내 문자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심 교체 속도는 초반 대비 다소 둔화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10일 오후 10시 기준 누적 실적은 유심 업데이트 67만3274건, 유심 교체 110만9071건 등 총 178만234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가입자 기준 누적 교체율은 약 10.5% 수준입니다. 유심 교체 시행 10일 만에 100만건을 넘기며 빠르게 확산됐지만, 이후 5월 초 연휴와 소비자 관심 저하 등이 겹치며 증가세가 다소 주춤한 분위기입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선제적으로 유심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실제 유심 교체 미실시에 따른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소비자 민감도 역시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당시에는 이동통신 업계 사상 초유의 대규모 사고라는 공포감이 컸다"며 "이후 카드사나 학습지 업체, 공공기관 등 여러 산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경각심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회사가 받는 영향도 제한적인 모습입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2303명 순증을 기록했습니다.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9만2418명으로 전월 대비 11.5% 감소했지만, 이탈 가입자 역시 9만115명 수준에 그치며 순증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KT(030200)(470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증 규모입니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유심 정보 유출 이후 한 달여 동안 약 40만명의 가입자 순감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서울 시내 한 LG유플러스 매장에서 직원들이 고객의 유심을 무상으로 교체해 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가입자 불편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유심 교체를 위해 직접 대리점을 방문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원격 업데이트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LG유플러스는 직영점의 일요일 운영까지 확대하며 대응하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추가적인 시간과 절차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수형 한국통신소비자보호센터 대표는 "보안 이슈가 반복될 때마다 소비자들이 직접 유심을 교체하거나 인증 설정을 다시 해야 하는 불편이 반복되고 있다"며 "단순 안내 수준을 넘어 보다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과 함께, 피해 발생 시 기업 책임을 명확히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보안 전문가들은 유심 교체가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이고 안전한 대응 방식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김휘강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유심 교체는 통신사가 취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보호 조치 중 하나"라며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연말까지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 교체와 업데이트를 지속 독려한다는 방침입니다. 회사 측은 향후 원격 업데이트 확대 등 추가적인 방식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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