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재개에 서울 매물 2800건 증발
정부는 ‘매물 출회’ 총력전…시장 불확실성 커진다
2026-05-11 14:31:05 2026-05-11 14:37:18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4년 만에 재개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 ‘매물 잠김’ 현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절세를 위해 시장에 쏟아졌던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데다 남은 집주인들까지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 공백 우려가 커지는 모습입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 규제 완화와 추가 공급 대책 검토에 나섰지만, 핵심 공급 계획 상당수가 2030년 이후에야 착공될 예정이어서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11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월21일 8만80건까지 늘어났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4월11일에는 7만6498건, 4월21일에는 7만4624건으로 줄었고,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직전인 5월9일에는 6만8495건까지 감소했습니다. 중과 시행 이틀 뒤인 11일 기준 매물은 6만568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불과 이틀 만에 서울 아파트 매물이 2813건 줄어든 셈입니다. 시장에서는 단순 거래 감소보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며 관망세에 들어간 영향이 크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다주택자들의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매도하는 다주택자에게는 기본세율에 더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적용됩니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달합니다.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싸게 팔 바엔 버티겠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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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서울 강남권 중개업소에서는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사실상 대부분 거래를 마쳤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송파·강남 일대에서는 급매 소진 이후 집주인들이 가격을 다시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강북권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노원·강북·성북구 일대에서는 다주택자들이 매매 대신 전세나 월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부담보다 보유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한 집주인들이 임대 전환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세금으로 집값 잡기 한계…'공급 시차' 메울 단기 처방 시급
 
실제 임대차 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전세 매물은 연초 대비 약 30% 감소했고 전셋값 상승세도 가팔라지는 분위기입니다. 전세 공급 감소와 함께 월세 전환도 빨라지면서 세입자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이동하며 중저가 아파트 가격까지 자극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도세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도보다 보유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집값이 오를 경우 세금 부담까지 반영해 호가를 높여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비거주 1주택자 규제 완화 같은 제한적인 대책만으로는 시장 안정 효과가 크지 않다”며 “다주택자의 시장 참여 확대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 등 거래가 실제 순환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임대차 시장은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 규제 중심 정책만으로는 전월세 불안을 완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시장 불안 차단에 나섰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매물 잠김 우려가 있지만 과거와는 다른 결과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예외 적용과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조정 등을 검토하며 추가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시장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낀 거래’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세제 규제만으로는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공급 확대 계획 상당수가 실제 착공까지 수년 이상 걸릴 예정이어서 단기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이재명정부는 지난해 9월 ‘새 정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향후 5년간 서울·수도권에 총 135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 올해 1월에는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1·29 대책)’을 내놓고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과천경마장 부지 등 공공부지를 활용해 약 6만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세부 계획을 보면 상당수 사업은 2030년에야 착공이 예정돼 있습니다. 노후 청사 복합개발 일부를 제외하면 핵심 물량 대부분이 현 정부 임기 말 또는 이후에 공급 절차에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시장에서는 과거 정부에서도 임기 후반 공급 계획이 지연되거나 축소된 사례가 많았던 만큼 실제 공급 실현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거래 감소와 가격 불안이 동시에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규제로 매매 시장 유동성이 줄어드는 반면 신규 입주 물량까지 감소하면서 전세와 월세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시장에서는 결국 세제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실질적인 공급 확대와 임대차 시장 안정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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