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압박’ 시달리는 대기업…환율·관세 부담
자금 영향, 조달 애로사항 모두 ‘환율’ 1위
재무건전성 악화 흐름…“기준금리도 높아”
설비·R&D 중심 자금 수요 증가…AI 전환도
2025-11-26 12:57:47 2025-11-26 14:45:46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올해 국내 주요 수출 대기업 가운데 자금 사정이 악화된 기업이 호전된 기업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들은 자금 압박 요인으로 고환율과 통상 불확실성 확대를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했습니다.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26일 매출액 1000대 수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금 사정 인식 조사’(111개사 응답) 결과 응답 기업의 27.0%는 작년보다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고 했습니다. 자금 사정이 호전됐다는 응답은 23.4%,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은 49.6%였습니다. 자금 사정이 악화한 이유로는 매출 부진’(40.0%)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원재료비 등 제조원가 상승(23.3%), 금융기관 차입비용 증가(11.1%) 등 순이었습니다.
 
기업들은 자금 사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는 환율 상승’(43.6%)을 지목했습니다. 이어 보호무역 확대 및 관세 인상(24.9%), 미·중 등 주요국 경기둔화(15.6%), 공급망 불안(9.6%) 등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또한 자금 관리·조달 애로 사항도 환율·원자재 리스크 관리(45.4%), 수출·투자 환경 불확실성 대응(20.7%)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자본·금융시장 규제(13.8%), 정부 정책 불확실성(10.8%) 등의 응답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경협은 최근 환율 급등으로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미국 관세 인상의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채산성 악화로 기업들이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업들의 안정적 자금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는 환율 변동성 최소화(29.5%), 수출·투자 불확실성 완화 노력(17.2%),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원자재 수급 안정화(16.8%), 탄력적 금리 조정(16.2%) 등이 꼽혔습니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도 악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이 전년 보다 늘어났다는 응답은 20.7%로 감소했다는 응답(12.6%)보다 많았습니다. 기업들이 적정하다고 보는 기준금리 수준은 현재(2.50%)보다 낮은 1.80%로 조사됐습니다. 한경협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두 차례 이뤄졌지만, 내수 부진 지속과 통상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어려워진 상황인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조차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설비투자·연구개발(R&D) 중심으로 기업들의 자금 수요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전환을 위한 투자 확대 흐름이 도드라졌습니다. 기업 32.4%는 올해 자금 수요가 작년 대비 늘어났다고 응답했는데, 줄어들었다는 응답(18.0%)보다 많았습니다. 자금 수요가 가장 크게 발생한 부문은 원자재·부품 매입(35.7%), 설비투자(30.7%), R&D(15.3%) 순이었습니다. AI 도입·활용을 위한 자금 수요와 관련해서는 전년 대비 증가했다는 응답(18.9%)이 감소했다는 응답(8.1%)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관세 인상의 여파와 환율 고공행진이 내수 부진과 겹치며 기업들의 자금 사정 어려움이 여전하다대내외 불확실성 완화 노력과 함께 과감한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와 동시에 AI 전환 등 미래를 위한 투자 여력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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