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지주, 무더기 IR 오류…‘고의’인가 ‘실수’인가
금감원 자료와 홈피 IR자료 수치 달라
2년새 3차례나 재무 수치 불일치 발생
계열사 자료 누락도 ‘경고’…“단순 실수”
2025-11-26 16:42:45 2025-11-26 16:58: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5위 대기업인 롯데지주의 공식 공시 자료와 기업설명(IR) 자료의 주요 재무수치가 서로 다르게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부터 차입금, 비유동부채 등 재무제표 전반에 걸쳐 오기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울러 최근 2년 새 3차례나 수치가 불일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판단의 근거가 되는 재무정보 전반의 신뢰성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25일 <뉴스토마토> 취재결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롯데지주 공식 홈페이지 IR자료 상의 재무 수치가 서로 다르게 표기돼 있었습니다. 올해 3분기 금감원 연결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비롯한 △유동자산은 5조9246억원 △자산총계는 23조2343억원 △부채총계는 14조1609억으로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 홈페이지상에는 △유동자산이 5조3887(-5359)억원 △자산총계 22조4679(-7664)억원 △부채총계 13조4594(-7015)억원으로 기재돼 있었습니다.
 
자산총계와 부채총계뿐만 아니라 △현금 및 현금성자산 △지분법적용 투자주식 △유무형자산 △차입금 및 사채 △기타 유동·비유동부채 수치도 서로 달랐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투자 가치를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지표인 자본총계가 달라졌고, 부채비율도 156.1%가 6.7%포인트 낮은 149.4%로 잘못 산정됐습니다.
 
지난 24일 <뉴스토마토>가 취재에 들어가자 롯데지주 측은 실적발표 자료를 올리는 과정에서 단순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금감원 수치대로 IR 자료가 수정된 상태입니다. 지난 14일 금감원 공시와 IR 자료가 동시에 공개된 점을 고려하면, 열흘 넘게 서로 다른 정보가 게시돼 있던 것입니다.
 
롯데지주 측의 해명대로 단순 실수일 수 있지만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최근 2년간 롯데에서는 3차례에 걸쳐 재무 수치 불일치가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연결 재무상태표 또한 자산(23조7200억원)과 부채(13조9604억원)가 금감원 공시상 자산·부채(23조6266억원, 13조8670억원)와 상이했으며 지난해 3분기에도 자산(23조7200억원)과 부채(13조9604억원) 등 재무 상태가 공시(자산 23조6266억, 부채 13조8670억원)와 다르게 기재된 상태로 공개돼 있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의 신뢰성 논란은 과거에도 불거진 바 있습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계열사 자료 누락 사유로, 지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롯데지주에서 일어난 공시와 발표 자료의 반복적인 불일치를 두고, 잘못된 매출·재무 정보는 주주가치와 투자자 보호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상장기업 한 관계자는 “재무에 대한 공식 자료는 다트 보고서이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IR 역시 투자자 소통을 위한 것으로 기관 투자자의 경우 IR 자료를 통해 회사의 전체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투자를 집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수치의 불일치가 있다면 신뢰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부채 등 재무상 불리한 부분이 다트와 달리 IR 자료에서는 축소돼 배포됐다면 이는 투자자 기만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공시 자료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IR 자료의 경우 올리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내부 점검을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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