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에서 미술 동행자로"…KB금융 출신 김옥찬, 『명화와 함께 걷는 미술 산책』 펴내
은퇴 후 유럽 미술관에서 만난 인생2막
금융인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로 변신
"미술 낯선 이들에게 감동 전하는 안내자 되길"
2025-10-02 16:03:31 2025-10-03 03:26:36
[뉴스토마토 오승주 기자] "직장을 그만두고 해외여행을 다니다 우연히 미술을 만났습니다. 처음 미술을 접하며 미술이 주는 감동과 여러 느낌을 경험했고, 저처럼 미술을 모르고 살아온 세대 그리고 아직 미술이 낯선 사람들과 이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평생을 금융계에 몸담아 온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이 예술의 세계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KB국민은행 부행장, SGI서울보증 사장, KB금융지주 사장, 홈앤쇼핑 대표 등을 지낸 그가 『명화와 함께 걷는 미술 산책』을 펴냈습니다. 이 책은 은퇴 후 떠난 유럽 여행길에서 시작된 우연한 설렘을 따라 미술의 세계로 깊숙이 걸어 들어간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신간 『명화와 함께 걷는 미술 산책』 표지 이미지. (이미지=플레져미디어)
 
저자는 오랜 꿈이었던 유럽 자동차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그곳 미술관에서 평생 접해보지 못했던 예술과 마주했습니다. 저자는 "우리 같은 과거 세대는 미술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여유 시간이 생겨 여행하면서 처음으로 미술이란 것을 깨닫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순한 감상에 그치지 않고 미술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저자는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 양성 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10주간의 교육을 마친 뒤 2022년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기증품 특별전에서 첫 도슨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관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며 쌓인 지식과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집필됐습니다. 
 
연대기적 미술사 서술에서 벗어나 작품의 주제와 표현 방식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화가의 감정과 생각을 중심으로 명화를 엮었습니다. 특히 저자 자신의 삶의 궤적을 명화와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점이 새롭습니다. 
 
은행원 시절 경험했던 조직 내 갈등과 투쟁은 다비드, 들라크루아, 제리코의 작품 속 '인간의 투쟁'을 이해하는 렌즈가 됩니다. 닷컴 버블 시기의 비이성적 과열은 클림트, 달리, 고흐의 작품에 담긴 '무의식'을 탐색하는 통로가 됩니다. 오랜 경험으로 세상을 꿰뚫어보는 눈과 처음 그림 앞에 섰을 때의 순수한 감동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것입니다. 
 
KB금융지주 사장 등을 지낸 김옥찬 저자가 1일 『명화와 함께 걷는 미술 산책』을 출간했다. (사진=플레져미디어)
 
저자는 "미술 이야기만 하면 심심할까 싶어 직장 생활에서 겪었던 일들을 조금씩 넣었다. 신입 행원일 때, 중간 간부일 때, 최고경영자(CEO)일 때 각각의 상황에서 잘했던 것, 못했던 것, 운 좋게 넘어간 일들까지 담아보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르누아르, 모네, 에곤 실레, 쿠르베, 달리 등 내로라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다루면서도 저자는 전문가의 권위보다 동행자의 시선을 유지합니다. 마치 전시장에서 저자의 목소리를 따라 함께 걷는 듯한 이 책은 미술이 여전히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이들에게 따뜻한 안내자가 되어줍니다. 
 
숫자와 논리를 다루던 금융인이 이제는 그림 앞에서 감정을 해설합니다. '명화와 함께 걷는 미술 산책'은 인생 2막에서 발견한 새로운 열정과 그것을 나누고자 하는 진심이 담긴 기록입니다. 미술에 끌리면서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이들에게, 이 책은 한 점의 명화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명화와 함께 걷는 미술 산책』에 실린 그림 <물랑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1876, 오르세미술관 소장). (이미지=플레져미디어)
 
『명화와 함께 걷는 미술 산책』에 실린 그림 <노란 모자에 빨간 치마를 입은 앙드레>(1917,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이건희 컬렉션). (이미지=플레져미디어)
 
오승주 기자 sj.o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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